[넷플릭스 韓 대공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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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부터 IPTV까지…韓 ICT '꽃놀이패' 쥔 넷플릭스━
[넷플릭스 韓 대공습]①IPTV로 넷플릭스 서비스 본다?…韓 방송통신 콘텐츠 생태계 흔들다
◇韓 IPTV로 넷플릭스 바로 본다?= 유력 협상 대상자로는 LG유플러스가 거론된다. 앞서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 월 8만8000원짜리 모바일 요금제 가입자에게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측은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무제한 요금제 프로모션에 관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업계에선 모바일과 IPTV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차례로 선보이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물론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 KT 등 다른 통신사들과의 협상 여지도 남기고 있다. 국내 방송통신 업계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에게도 협상 문호를 열어둔 채 최상의 조건을 요구하는 꽃놀이패 전술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가 한국어 서비스를 내놓은 건 2016년 1월. 존재감은 미약했다.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수는 아직 20만명 수준에 그친다. 한국어 콘텐츠가 부족하고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 비해 요금이 비싸다는 인식 때문이다. 제휴사에 비해 넷플릭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수익배분 구조도 한국 시장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던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국내 유료방송 시장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딜라이브와 CJ헬로 등 일부 케이블TV 사업자가 콘텐츠 차별화의 일환으로 OTT(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 셋톱박스에 넷플릭스 채널 서비스를 시작했다. 통신사들까지 넷플릭스 콘텐츠 수급경쟁에 가세할 경우 넷플릭스 이용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통신요금과 결합된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신 3사의 치열한 경쟁상황을 이용하면, 넷플릭스는 다른 통신사에도 비슷한 조건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 방송통신 업계의 치열한 콘텐츠 수급경쟁구도를 고려할 경우 넷플릭스가 꽃놀이패를 쥔 형국이다.
◇콘텐츠 투자 늘리는 넷플릭스, 韓 생태계의 약? 독?=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 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시청자들을 겨냥한 오리지널(자체제작) 콘텐츠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국내 첫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도 전세계 190개국에 서비스한다. 빅뱅 승리가 출연하는 ‘YG전자’와 좀비사극 ‘킹덤’ 등도 연내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을 겨냥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국내 시장은 물론 넷플릭스가 취약한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최근에는 국내 상주팀까지 발족했다.
넷플릭스의 이같은 행보가 국내 콘텐츠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글로벌 기업에 종속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국내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적정한 세금·망 이용대가 없이 수익만 챙겨가는 글로벌 기업들의 무임 승차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어날 경우, 유튜브와 함께 글로벌 사업자들이 장악하는 트래픽 비중은 60~70%에 달할 것”이라며 “통신사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 구축된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를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시장 돈벌이에 헌납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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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韓 콘텐츠 시장 지원군? 점령군?━
[넷플릭스 韓대공습]②콘텐츠 제 값 받기 기반 될 것 VS 韓 방송사업자 콘텐츠 투자 감소 우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미디어 ·콘텐츠 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에 절대 ‘갑’이었던 플랫폼 사업자와 대등하게 협상을 진행하는 공룡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값 받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와 플랫폼들의 콘텐츠 투자가 줄어들고 대신 해외 자본 종속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한다.
◇콘텐츠 제값 받는 기회 될까=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 시 글로벌 공통 정책으로 9대 1 수익배분을 요구한다.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어 서비스 이후 국내 방송·통신 업계를 대상으로 제휴사를 물색했지만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이같은 수익배분 정책 때문이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콘텐츠 사업자와의 수급 배분은 5대5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콘텐츠제공업체(CP) 등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을’ 취급을 받아왔던 콘텐츠 사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콘텐츠 제값 받기’에 대한 기대가 크다. 넷플릭스가 자체가 중요한 콘텐츠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전세계 190개국에 서비스되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점도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에겐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6년 사드 사태로 중국 수출길이 좁아진 국내 제작사 입장에서 전세계에 한류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업체에 또 다른 시장이 될 뿐 아니라 콘텐츠 대가에 있어서 긍정적인 레퍼런스가 될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넷플리스가 투자한 ‘범인은 바로 너’ 예능 프로그램의 조효진 PD는 “런닝맨 특집극 수준의 제작비를 매회 투입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다른 넷플릭스 투자 드리마 ‘킹덤’의 회당 제작비는 15억~20억원 수준이다. 국내 드라마 제작 현실은 많아야 회당 수억원에 그친다.
◇국내 콘텐츠 산업, 넷플릭스 하청기업화 될 수도…=넷플릭스의 막강한 자본력에 대한 우려도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 120여편을 제작했고 올해 콘텐츠에 80억 달러(약 8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콘텐츠 시장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 콘텐츠 투자도 대폭 늘리고 있다. 한동안 넷플릭스와의 제휴에 냉랭했던 국내 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이 다시 발길을 돌리는 이유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들이 손쉽게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넷플릭스에 의존한다면 중장기적으로 플랫폼 업계 뿐 아니라 콘텐츠 시장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제작 산업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방송업계에선 콘텐츠 수급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국내 콘텐츠 제작산업은 넷플릭스의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하고, 한류의 해외 확산 기회를 해외 거대 콘텐츠 사업자가 빼앗아 가도록 내버려두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 점유율이 높아진 미국,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넷플릭스 견제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다. 디즈니는 내년부터 넷플릭스에 콘텐츠 제공을 중단하고 자체적인 온라인 유통 통로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5월 VOD 서비스 사업자가 30% 이상을 유럽 영화를 제공해야 한다는 VOD 쿼터제를 도입했다. 넷플릭스 독점 공급 구조를 깨기 위한 응급처방이다.
글로벌미디어조사업체 디지털TV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유료 VOD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36%를 점유하고 있고 미국, 유럽에서는 각각 48%, 45%를 차지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점유율은 9%에 불과해 향후 넷플릭스의 집중 공략대상 지역이 되고 있다. 특히 한류 콘텐츠는 아시아 지역을 뚫기 위한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다. 국내 콘텐츠 시장을 넷플릭스가 좌우할 수 있다는 게 기우만은 아닌 셈이다.
김은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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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하마' 넷플릭스, 프리라이딩 논란━
[넷플릭스 韓 대공습]③"유튜브·넷플릭스 트래픽이 전체 70% 차지할 것"…"망 이용대가 없다면 ICT 식민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
망중립성 원칙을 내세워 해외 각국에서 네트워크 투자 분담 없이 수익만 챙겨가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을 비꼰 표현이다.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의 망 이용료 분담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른 글로벌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트래픽 유발량이 많은 ‘데이터 하마’다. 국내 이용자가 늘어날 수록 국제 회선을 비롯해 전반적인 네트워크 증설 투자가 불가피하다. 망 투자 ·관리비는 통신사가 부담하고 글로벌 사업자들은 수익만 챙겨가는 역차별 구조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의 서비스 운영방식은 국가·대륙별로 차이가 난다. 통상 넷플릭스는 아마존 클라우드를 활용해 서비스된다. 지역 협력사에 캐시서버를 두는 방식도 있다. 캐시서버란 이용자들이 자주 보는 콘텐츠를 미리 저장해둔 지역 서버. 이용자가 콘텐츠를 주문할 때마다 국제회선을 경유 할 필요없이 해당 지역 서버에서 미리 저장해 둔 콘텐츠를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국내 제휴사인 딜라이브와 CJ헬로에도 넷플릭스의 캐시서버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넷플릭스가 자체 비용으로 캐시 서버를 두는 대신 망 이용대가는 일체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콘텐츠는 대부분 장편의 고화질 영상이라 소요되는 트래픽이 그만큼 많다. 국내 통신사와 손잡고 모바일과 IPTV 콘텐츠 형태로 공급될 경우 넷플릭스 트래픽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국내 유·무선 트래픽의 70%를 장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신사의 넷플릭스 서비스 도입 시 적정한 망 이용료 협상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여러 모로 국내 통신사들에게 협상 환경이 유리하지 않다. 통신사들의 경쟁구도가 워낙 팽팽해서다. 그러다보니 협상의 주도권을 넷플릭스가 쥐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 뿐 아니라 SK브로드밴드, KT 모두 넷플릭스와의 제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어디든 처음 넷플릭스와 계약하는 통신사의 조건을 나머지도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가뜩이나 넷플릭스는 인터넷 홈페이지 각 국가별 넷플릭스 속도 그래프를 공개하며 통신사들이 자발적인 증설에 나서줄 것을 압박해온 상황이다.
넷플릭스와의 망 이용대가 협상이 중요한 건 페이스북 등 다른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협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통신사들은 현재 페이스북과 망 이용대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유무선 트래픽의 30%를 차지하면서도 망 이용대가를 거의 내지 않는 유튜브 역시 넷플릭스와의 계약 조건을 주시할 수 밖에 없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협상 초기에 적절한 망 이용대가를 받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나라가 비용만 대는 글로벌 기업들의 ‘ICT 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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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韓 어떤 콘텐츠에 투자했나━
[넷플릭스 韓대공습]④영화·드라마·예능 프로그램까지 다양…韓 콘텐츠 업계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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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는 초호화 캐스팅과 스타 제작진 조합으로 큰 화제가 됐다. 인기 예능인 ‘런닝맨’ 제작진과 유재석, 안재욱, 이광수, 박민영 등이 총출동했기 때문. 방영 이후 반응은 다소 엇갈리지만 넷플릭스의 최초 한국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다.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분야도 영화·드라마·예능 프로그램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범인은 바로 너!’외에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 ‘YG전자’, 좀비 사극 드라마 ‘킹덤’ 등에 투자한다. 지난해 영화 ‘옥자’로 한국 콘텐츠를 첫 제작하고 지난달 유병재의 코미디쇼 공연을 녹화 방영한 ‘블랙코미디’ 등에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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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tvN, OCN, JTBC 등 경쟁력 있는 케이블·종합편성채널 사업자들의 드라마, 예능 콘텐츠 판권도 사들이고 있다. tvN ‘비밀의 숲’을 비롯해 JTBC ‘맨투맨’ 등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들은 넷플릭스 판권 판매와 함께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져 화제가 됐다. 넷플릭스 공급되는 국내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은 약 60여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도 넷플릭스의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드라마 외주 제작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는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제작 콘텐츠의 50%를 넷플릭스에 공급키로 했다. JTBC 프로그램을 주로 제작하는 제이콘텐트리도 600시간 콘텐츠를 공급하는 계약을 넷플릭스와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넷플릭스는 추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미국, 유럽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한류와 로컬 콘텐츠 확보에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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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51조"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 셋━
[넷플릭스 韓 대공습⑤ '21년 만에 몸값 151조원' 넷플릭스는 어떤 회사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겸 CEO 리드 헤이스팅스.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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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급 성장이다. 1997년 DVD 우편 배송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21년 만에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이 됐다. 매출도 가입자수도 거침없다. 지난달 16일 발표한 올해 1분기 매출이 37억 달러(약 3조9500억원)를 기록했고 전세계 가입자수도 1억명을 넘겼다. 시가총액은 1400억 달러(약 151조원)를 훌쩍 넘기며 95년 역사의 디즈니(1550억달러)에 맞먹는다. 막힘없는 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1.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ovation·개방적 혁신)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큰 회사다. 특히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하는 '시네매치(cinematch)' 알고리즘이 가입자들을 끌어모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순수 넷플릭스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2006년 '넷플릭스 프라이즈'(Netflix Prize)라는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시네매치의 정확도를 10% 개선하는 팀에게 100만달러(약 12억원)을 주기로 했다. 전세계 데이터과학자들은 돈보다도 넷플릭스의 방대한 데이터를 직접 만져볼 수 있다는 데 흥분했다. 3년 간 4만개 팀이 달려들었고 AT&T 벨 연구소 연구원 팀이 시네매치 성능을 10% 개선시켰다.
기업의 핵심 자산인 데이터를 과감하게 공개해, 외부의 역량으로 내부의 혁신을 이루어낸 것이다.
2. 빅데이터에 끼얹은 배짱 한 스푼
넷플릭스는 '감'으로 일하지 않는다. 모든 의사결정을 데이터라는 객관적 근거를 갖고 내린다. 그렇다고 '넷플릭스=데이터'도 아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공동창업자 겸 CEO는 "우리는 데이터로 시작하지만 마지막 결정은 늘 배짱(gut)으로 한다"며 "한 마디로 하면 'Informed intuition'(정보에 입각한 직관)이다"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 히트 친 대표작이다.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데이비드 핀처가 감독하고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을 맡은 오리지널 시리즈라면 성공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에는 분석한 데이터를 가지고 최종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신디 홀랜드 부사장과 콘텐트 수석 테드 사란도스다. 두 사람은 2011년 하우스 오브 카드를 방영작으로 결정하자마자 한 시즌 13편을 한꺼번에 제작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홀랜드는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로 "쇼비즈니스 업계에 넷플릭스가 앞으로도 오리지널에 계속 투자할 테니 함께 일해도 좋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핀처 감독과 스페이시 등 할리우드 거물을 설득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넷플릭스 본사. /사진=넷플릭스 잡 홈페이지 |
3. '가족 같은 회사는 망한다'는 조직문화
조직문화도 색다르다. 넷플릭스가 사내 조직문화를 정리해둔 '컬처 덱'(Culture Deck)이라는 문서에는 "우리는 팀이지, 가족이 아니다"(We're a team, not a family)라는 구절이 있다.
공동창업자인 마크 랜돌프가 이끌던 창업 초기만 해도 넷플릭스는 화목하지만 결단력이 부족한 조직이었다. 하지만 헤이스팅스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랜돌프를 포함한 직원 40%를 해고했다. 회사란 자신의 성장을 위해 실력 있는 구성원이 모인 곳이며, '최고의 보상은 탁월한 동료'라는 게 헤이스팅스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일터는 커피를 주고 점심에 초밥을 주는 곳이 아니다. 이런 게 정말 '좋은 것'이 되려면 회사에 좋은 동료가 많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A급 인재들에게는 보상을 아끼지 않으며, 아무리 똑똑해도 협업을 해치는 직원은 퇴직금을 주고 내보낸다.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업계 평균보다 생산성이 40% 높으며 수익률도 30~50% 높다.
이해진 기자
임지수 기자 ljs@mt.co.kr,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이해진 기자 hjl12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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