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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생물학적 여성만 참여...'몰카 편파수사 규탄집회' 1만 명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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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도심 집회에 여성 1만명 몰려

집회참가자 “몰카 수사, 성별 따라 편파적” 주장

경찰 “올해 몰카 피의자 남성 34명, 여성 1명 구속”

시민반응 엇갈려 “性대결 조장” VS “양성평등 위한 움직임”

경찰이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한 것을 ‘비판’하는 집회가 19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라는 이유로 경찰이 편파 수사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 종로구 지하철4호선 혜화역 부근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집회’에는 이런 주장에 공감하는 1만명(경찰 추산·오후 5시30분기준)의 참가자가 몰렸다. 이들은 “불법촬영 사건은 성별과 관계없이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일보

▲19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불법촬영 사건을 성별과 관계없이 신속하고 강력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최영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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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여성만 참여...주말 도심 '몰카 편파수사 규탄집회' 1만명 몰렸다
주최 측은 경찰에 ‘1000명’으로 집회신고를 했지만, 예상보다 10배 많은 참가자가 몰려서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 지나서야 집회가 열렸다. 집회 장소도 마로니에공원 앞 1개 차선에서 4개로 확장됐다. 참가자 대다수가 여성이었다. 집회 주최 측이 사전에 “생물학적 여성만 집회에 참여할 수 있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몰카 수사)못한 게 아니라 안 했던 거였네?” “내 몰카는 국산야동, 네 몰카는 구속영장”이라는 손팻말을 들어 보였다. 여성이 몰카피해를 당하면 불법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가지만, 거꾸로 남성의 경우에는 가해자가 구속된다는 것이다.

집회참가자들은 “여성유죄 남성무죄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헌법 앞에 만인평등 남자만 사람이냐” “같은 범죄 저질러도 남자만 무죄판결” “동일수사 동일처벌”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집회 주최 측은 “지금까지 (여성이)불법촬영 피해 입으면 경찰이 ‘인력이 부족하다’ ‘어쩔 수 없다’ ‘잊고 살아라’라고 했기 때문에 수사가 안 되는 줄 알았다”며 “(남성이 피해자인)홍대 몰카사건을 보니 경찰이 다 수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 권모(26)씨는 “몰카범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데 이에 대한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상태”라며 “이번 규탄집회로 법적 기반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7)씨도 “그간 공중화장실에 갈 때도 걱정될 만큼 (몰카가)일상적인 공포였는데 이번 홍대 누드모델 사건을 보고 경찰이 ‘선택적 수사’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서울 혜화경찰서 관계자는 “예상보다 더 많은 집회참가자(약 1만명)가 몰려, 경찰 병력 240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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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집회 참가자들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서 법전 모형에 붉은색 액체를 던졌다. / 조현정 인턴기자


◇“올해 몰카 피의자 남성 34명, 여성 1명...편파수사 아니다”
경찰은 ‘편파수사’ 논란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날 경찰청 성폭력대책과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5월 13일까지 잡힌 몰카 피의자 총 1288명 가운데 남성은 1231명(95%)이었으며 이 가운데 34명이 구속됐다. 여성 중 구속된 피의자는 홍대 몰카 사건 피의자 안모(25)씨가 유일하다.

경찰청은 “성별과 상관없이 △촬영물을 영리목적으로 온라인에 유포 △중요 신체부위 반복 촬영 △공공장소서 중요 신체부위를 촬영·유포한 경우 구속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초범(初犯)이어도 수사에 비협조적이거나 증거인멸 시도가 있을 경우 구속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홍대 누드모델 몰카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남성이어서가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라서 수사력이 집중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규모 집회를 접한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고등학생 임모(19)씨는 “남성 몰카 피해자도 있는데 여성만 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막은 것도 또 하나의 차별”이라고 했고, 직장인 최모(37)씨고 “남녀 구도로 나눠 성대결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시위 자체는 괜찮은데 남성에 대해 지나치게 적대적이라 반감이 든다”며 “또 성기를 일컫는 단어를 너무 많이 써서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주부 이모(53)씨는“요즘 몰카가 무섭다고 하던데, 나였어도 친구들 데리고 와서 참석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39)씨도 “양성 평등을 위해서는 이런 식의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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