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난민 탄 밴차량 70km 추격 뒤 총탄 발사해 강제 정차시켜
검찰 '사망원인 경찰 총격과 관련없다'고 발뺌했다가 뒤늦게 인정
특히 이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총탄은 경찰이 발사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벨기에 경찰의 부주의한 과잉 대응 논란과 함께 유럽내 난민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벨기에의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7일 아침 벨기에 남부의 나무르 인근 도로에서 수상한 밴 차량을 발견하고 이를 정차시키려고 했으나 밴 차량이 그대로 달아나면서 추격전이 시작됐다.
경찰은 경찰 차량 15대와 경찰관 30명을 동원해 밴 차량을 70km 뒤쫓은 뒤 몽스 인근에서 밴 차량에 총격을 가해 강제로 정차시켰다.
이 과정에 차 안에 타고 있던 두 살배기 여자 아이가 총탄에 맞았고,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앰뷸런스 안에서 숨졌다.
차량 안에는 쿠르드족 출신 어른 26명과 아이 4명 등 모두 30명이 타고 있었다.
벨기에 검찰의 프레데릭 바리조 검사는 AFP 통신과의 전화에서 "부검 결과 아이의 사망 원인은 뺨에 맞은 탄환이었다"면서 "경찰이 쏜 탄환에 맞았을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증거를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리조 검사는 경찰이 이 아이가 숨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내부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바리조 검사는 "여자아이가 숨진 것은 경찰의 총격과는 관련이 없다"고 언급했었다.
또 벨기에 당국은 아이의 사망 원인이 병이나 추격전 과정의 부주의한 운전 등 여러 가지 원인일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벨기에 연방정부의 얀 얌봉 내무장관은 18일 이번 사건과 관련,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 비극적 사건이 있었다"면서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벨기에 경찰이 도주하는 난민을 체포하는 과정에 두 살배기 아이가 총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전해지자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내 난민사회에서 경찰의 과잉단속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숨진 아이의 가족은 최근까지 프랑스 덩케르크 인근의 '그랑드 셍트'라는 난민촌에서 거주해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난민촌이 술렁이고 있다고 AFP는 프랑스 당국을 인용해 전했다.
유럽을 떠도는 난민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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