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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미투 지지 수지 “기사 댓글 충격적…용기 있는 고백 힘 보태고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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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수 겸 배우 수지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 피팅모델 '미투 폭로'에 힘을 보태며 심경 글을 올렸다.

수지는 18일 오후 개인 인스타그램에 미투 동의하게 된 계기와 느낀 바를 솔직하게 고백한 글을 게시하며 소신을 드러냈다.

먼저 수지는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주셨다"고 전하며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좀더 정확한 해결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이유를 직접 고백했다.

이어 수지는 "그 여자사람에게 만큼은, 그 용기있는 고백에라도 힘을 보태주고 싶었다"고 밝히며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수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활용해 '합정 XXXX 불법 누드촬영' 관련 청원에 동의하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

앞서 유튜버 양예원 씨와 배우지망생 이소윤 씨는 피팅모델 아르바이트 당시 당했던 성범죄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이들은 실장이라 불리는 사람으로부터 노출이 심한 옷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자세 등을 강압적으로 요구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양예원 씨와 이소윤 씨 등 성추행 피해 조사 국민청원이 올라온 상황이다.

수지는 이 같은 국민청원에 동의하는 글을 게재하며 공개적으로 '미투' 피해자들을 지지한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수지 SNS 심경글 전문.

5/17일 새벽 4시즈음 어쩌다 인스타그램 둘러보기에 올라온 글을 보게 됐다

어떤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던 '여자 사람'이 3년 전 일자리를 찾다가 원치 않는 촬영을 하게 됐고 성추행을 당했고, 나중에는 그 사진들이 음란사이트에 유출되어 죽고 싶었다고.

정확히 어떤 촬영인지 완벽하게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했고, 뭣도 모른 채 무턱대고 계약서에 싸인을 해버렸는데, 막상 촬영장을 가보니 자신이 생각한 정도의 수위가 아니였고, 말이 달랐다는, 촬영장 사람들의 험악한 분위기에, 공포감에 싫다는 말도, 도망도 치지 못했다는.

그 디테일한 글을 읽는 게 너무 힘든 동시에 이 충격적인 사건이, 이 용기 있는 고백이 기사 한 줄 나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 새벽 당시에는)

만약 이 글이 사실이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고 수사를 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바랐다.

하지만 검색을 해도 이 사건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고 사실인지 조차 확인 할 수 없었다. 뭐지 싶었다. 인스타그램에 글이 한 두 개만 올라와 있었다.

새벽에 친구에게 이런 사건이 있는데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문자를 보내놓은 뒤 일단 잠에 들었다. 일어나 찾아보니 정말 다행히도 인터넷에는 이 사건들의 뉴스가 메인에 올라와 있었다 실시간 검색에도.

이제 수사를 시작했다고 하니 다행이다 생각하며 어떻게든 이 사건이 잘 마무리가 되길 바랐다. 다른 일을 하며 틈틈이 기사를 찾아봤는데 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아직 수사 중이다. 맞다.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아직 누구의 잘못을 논하기엔 양 측의 입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아무것도 안 나왔으며 누구의 말이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선뜻 새벽에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듯한 댓글들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아직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이 사건에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사진들이 유출되어버린 그 여자사람에게 만큼은 그 용기있는 고백에라도 힘을 보태주고 싶었다. 몰카, 불법 사진 유출에 대한 수사가 좀 더 강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청원이 있다는 댓글을 보고 사이트에 가서 동의를 했다.

이 사건을 많이들 알 수 있게 널리 퍼트려달라는, 그것만큼은 작게나마 할 수 있었다.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주셨다.

맞다. 영향력을 알면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마땅히 한 쪽으로 치우쳐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둘 중 한 쪽은 이 일이 더 확산되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 둘 중 어느 쪽이든 피해자는 있을 거니까.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좀더 정확한 해결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렇게 지나가게는 두고 싶지 않았다.

그 분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른 끼어듦이었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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