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는 체중조절, 아마씨는 심장질환 예방에 탁월
의심할 여지 없이 ‘슈퍼곡물’의 시대다. 몇 해 전부터 불어 닥친 고대 곡물과 씨앗의 인기가 그칠 줄을 모른다.
식품 컨설팅 업체 뉴트리 사이언스 솔루션(Nutri Science Solution)의 캘리 피츠패트릭(Kelly Fitzpatrick)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패션,
새로운 자동차를 살펴보듯이 언제나 건강하고 새로운 식품을 찾고 있다”며 “특히 몇 해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곡물 열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 캘리 피츠패트릭 대표가 꼽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곡물은 다섯 가지다.
영양 성분이 풍부한 것은 물론 가공식품과 설탕, 지방 섭취가 많아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곡물들이다.
1. 퀴노아
지난 몇해 사이 가장 인기 있는 곡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퀴노아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선 2013년을 ‘퀴노아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다. 퀴노아가 전 세계 기아, 영양실조, 빈곤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퀴노아는 다른 곡물과 달리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 있는 완전 단백질 식품이다. 한 컵(185g)당 8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늘고 있는 채식주의자들이 단백질을 보충하기가 적합한 곡물이다. 식이섬유 함량도 높다. 5g이 들어 있다. 또한 우리 몸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에 필요한 마그네슘도 풍부하다. 섬유질과 철분도 풍부해 아침식사나 운동 전 섭취하면 좋다.
또한 북미 지역에서 관심이 높은 글루텐 프리 시장을 견인하는 곡물이다. 북미 지역에선 글루텐 불내증이나 셀리악 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애초 글루텐 프리 식품은 이 같은 질병을 가진 사람들 위주로 소비됐으나 이젠 전 소비자의 영역으로 확장됐다.. 퀴노아는 글루텐 프리 곡물로도 인기다.
뿐만 아니라 퀴노아에는 항산화 물질도 풍부하다. 2010년 식품화학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퀴노아의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100g당 36.2㎎ 이상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항염증 작용에도 탁월하다.
2. 테프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곡물인 테프는 작지만 강하다. 영국 가디언은 이미 남미의 ‘슈퍼곡물’인 퀴노아의 뒤를 잇는 곡물로 테프를 꼽기도 했으며, 뉴욕타임스는 2017년 푸드 트렌드의 하나로 테프를 선정했다.
좁쌀보다도 작지만 테프에 들어 있는 칼슘 함량은 100g당 180㎎으로 다른 어떤 곡물과 비교해도 높다. 우유의 1.7배, 브로콜리의 4배, 현미의 8배다. 퀴노아와 마찬가지로 글루텐 프리 곡물로 인슐린 관리에 탁월하다. 뿐만 아니라 테프에는 전분이 40% 가량 들어 있어 당 지수가 낮다. 저항성 전분은 우리 몸에서 나쁜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저항성 전분으로 인해 분비되는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아제가 지방을 녹이고 인슐린의 기능을 향상시켜 준다.
또한 테프의 단백질 함량은 쌀의 두 배다. 게다가 9가지 필수 아미노산도 테프 속에 모두 들어 있어 채식주의자들을 위해서도 좋다. 단백질이 풍부해 근육 생성에 효과적이다 보니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아이들에겐 성장 발육에 도움이 된다.
3. 햄프씨드
대마의 껍질을 벗겨낸 햄프씨드는 필수 아미노산 9종과 오메가-3, 6, 9 지방산이 가장 이상적이 비율로 들어 있는 곡물이다.
고단백 식품으로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에게 좋은 아르기닌 성분이 풍부하다. 아르기닌 성분은 지방을 연소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데에 효과가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재단에서 진행된 연구(2005)에 따르면 아르기닌은 신체에서 산화 질소를 생성,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햄프씨드엔 체내에서 형성되지 않거나 합성이 힘든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닭가슴살의 2.1 배, 두부의 3.9배에 달하는 단백질이 들어 있다. 세포 생성 및 노화방지에 탁월하다. 또한 대만 장화기독교병원(Changhua Christian Hospital)에서 진행된 연구(2010)에 따르면 햄프씨드에서 발견되는 감마 리놀렌산은 염증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4.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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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는 한국인에게도 익숙하지만 최근 베타글루칸 성분의 건강상 효능이 강조되며 전 세계가 주목한 곡물이다. 육식과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 보리 속 베타글루칸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보리는 다이어트와 변비 해소에 좋다. 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인 베타글루칸은 하루 3g씩 섭취하면 대변의 양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주고 변비를 예방하는 데에 좋은 것은 물론 체중 조절 효과도 있다. 통보리 100g엔 무려 18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다.
미국 북부지방 농작물 연구소에 따르면 보리의 베타글루칸 성분의 효능에 대한 10건의 임상 실험을 진행한 결과, 보리가 총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몬태나주립대에서 진행한 연구에선 참가자에게 보릿가루로 만든 머핀·빵·케이크를 매일 3회씩 6주간 먹였더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 아마씨
아마씨는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곡물의 하나다. 아마씨 100g에는 33㎎의 오메가-3 지방산, 23g의 단백질, 21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뿐만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의 리그난 성분이 풍부하다. 다른 식물에 비해 많게는 800배까지 들어있다. 천연 에스트로겐 과일로 유명한 석류의 441배, 참깨의 45배에 달한다. 이 리그난 성분은 활성산소를 억제해 산화적 손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항암물질로 종양 억제 기능도 있다.
또한 아마씨는 칼륨 성분이 풍부해 나트륨 배출에도 도움이 되고, 오메가-3 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혈압을 낮추고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데에 좋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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