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부스에 바이어 발길 이어져
국내 수입사 "가성비 좋은 영화를 찾아라"
칸 필름마켓 CJ엔터테인먼트 부스 |
(칸<프랑스>=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14일(현지시간) 찾은 칸 필름마켓 한국영화 부스에는 해외 바이어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영화제 주요 행사장인 팔레 드 페스티발에는 CJ엔터테인먼트, 화인컷, 콘텐츠판다,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배급사들이 주요 기대작 포스터를 붙이고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 홍보에 한창이었다.
올해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선보인 '공작'은 남북 첩보전이라는 소재로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CJ엔터테인먼트 해외사업본부 최윤희 팀장은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인 데다, 영화 자체가 디테일하면서도 웰메이드라는 평을 받고 있어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경쟁 부문 진출작인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아직 공식 상영 전이지만 프랑스를 비롯해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시아 8개국에 선판매됐다. 화인컷 관계자는 "8년 만에 복귀하는 이창동 감독에 대한 신뢰가 큰 데다 유아인, 스티븐 연 등 신선한 캐스팅이 선판매에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화인컷은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인 김명민 주연 '물괴', 현재 상영 중인 '챔피언' 등도 판매 중이다. '챔피언'의 경우 '부산행'에 출연한 마동석의 인지도가 높아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콘텐츠판다는 조진웅·류준열 주연의 '독전'과 위안부 소재 영화 '허스토리', 조인성 주연의 '안시성' 등 판권을 판매 중이다. 콘텐츠판다 관계자는 "'허스토리'의 경우 마켓 시사를 한 뒤 중국 바이어들로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버닝' 부스 |
◇ 화제작 줄어… 넷플릭스 영향?
올해 칸 필름마켓은 전체적으로 화제작이 많지 않은 편이다.
현재 제시카 차스테인, 페넬로페 크루즈, 판빙빙, 마리옹 코티야르 등이 주연한 여성 스파이 영화 '355', 고전소설 '더 킹킬러 크로니클' 각색판을 영화화하는 작품 등 5~6편 정도가 주목받고 있다. 한 수입사 관계자는 "중급 이상 규모 영화를 사들이는 '큰손'들을 움직일 만한 작품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유명 감독들을 경쟁적으로 끌어들여 영화를 제작하다 보니 화제가 될 만한 극장용 콘텐츠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칸 마켓에도 26명을 파견해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칸에서 만난 마켓 관계자는 "앞으로 넷플릭스와 극장간 콘텐츠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가성비 좋은 영화 찾아라"
외화를 수입하는 한국 수입배급사들도 대거 칸을 찾았다. 한국 바이어들은 칸영화제 주요 고객이다. 해마다 100여 명이 칸을 다녀간다. '언더 더 실버 레이크', '레토', '콜드 워' 등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 판권은 일찌감치 사들였다.
흥행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가격 부담이 적은 좋은 작품을 찾는 게 목표다. 감독 인지도가 높거나 영화제 출품작 등은 국내 업체들끼리도 판권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칸에서 만난 한 수입사 대표는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영화는 앞다퉈 입찰에 뛰어들기 때문에 로열티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해 국내 개봉하는 외화는 약 1천 편. 이 가운데 미국 직배사를 제외한 독립 수입사 작품은 90%에 육박한다. 이들 영화 대부분은 관객이 1만∼5만 명 선이다. 1만 명이 채 안 드는 영화도 수두룩하다.
또 다른 수입사 관계자는 "어쩌다 한번 대박을 터뜨리는 영화가 나오지만, 매우 드물다"면서 "상당수 독립 수입사들이 망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 목표일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엣나인필름 정상진 대표는 "다양한 영화가 개봉되려면 무엇보다 예술영화 관객층이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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