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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칸에서 만나다] "촌스럽다"던 황정민 "칸 레드카펫? 어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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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칸에 입성한 소감을 묻자 "해운대죠"라고 하거나 먹은 음식 중 어떤 것이 제일 좋냐는 말에 "음식이 잘 안 맞는다. 촌스럽지만 어딜 가나 고추장이 있다"고 웃는 이 사람. 다수의 천만 관객을 든 영화를 소유하고 맡은 배역마다 자신의 얼굴을 바꾸며 '믿고 보는 배우'라고 칭송 받는 배우 황정민이다.

황정민이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으로 제71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지난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 앞에 놓인 레드카펫을 밟았다. "복에 겨운 소리라는 것 알지만 불편했다"던 그는 "어색하다. 잘 즐기지를 못한다. 당연히 행복했다. 그런데 빨리 가서 내장탕을 먹고 싶었다"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한국형 첩보극이다. 극 중 황정민은 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조진웅)의 지시에 따라 대북 사업가로 위장,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 박석영 역을 맡아 두 얼굴의 모습을 보여줬다.

황정민은 박석영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한 편의 연극을 하는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대사 속에 미세한 호흡이 존재하거든요. 그 호흡들이 어긋나기 시작하면 긴장감이 아예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은 물론 호흡을 맞추는 조진웅, 이성민 등과 많은 얘기를 나눴죠. 아무리 프로들이 모였다고 해도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하겠다는 공유는 해야 되거든요. 조금 더 디테일해져야 됐죠."

영화는 황정민의 설명에 많은 부분을 기댄다. 극도 황정민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황정민은 "지난 4월 달에도 녹음을 했다. 내레이션이 중요했다. 걱정도 있었지만 그건 감독님의 선택이었다"면서 "마음에 안 들면 계속했다. 녹음을 3~4번 이상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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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은 1990년대 활동했던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벌인 '북풍 공작'을 모티브로 했다.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실제 활동했던 대북 공작원 박채서씨에 대한 얘기인 것.

팟캐스트에서 그와 관련된 사연을 알게 된 그는 "박채서씨를 한 번 만났다. 출소한 다음에 딱 한 번 뵙는데, 많은 걸 얻지는 못했다"면서 "그의 눈을 읽을 수가 없다. 그것이 그분의 직업이었지 않나. 저 에너지를 과연 내 눈에 담을 수 있을까? 그 생각이 첫 숙제였다"고 회상했다.

물론 숙제도 잠시. 황정민은 어렵지 않게 박석영에게서 딜레마를 찾고, 본인과 연결시켰다. 이는 황정민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도 일맥상통했다. 황정민은 "박석영은 신념을 가지면서 고민에 빠진다. 배우로서의 나도 그렇다"고 한 뒤 "일을 할수록 스트레스가 커지거나 '내가 뭐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시기가 있다"고 고백했다. 그 시기가 바로 '군함도'를 끝나고 나서였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였다"던 그는 "나와 박석영이 하나의 인물로 중첩이 되면서 고민이 사라졌다"고 했다.

'공작'이 여타 다른 첩보물과 달리 흥미를 유발하는 지점은 그 흔한 액션신(scene) 하나 제대로 없다는 점이다. 그 대신 등장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맞췄다. 극은 총싸움, 몸싸움 없이도 긴장감이 넘친다.

"첩보물이다보니까 일반 관객들은 '본' 시리즈를 떠올릴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전혀 다르거든요. 액션을 대신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매신마다 긴장감을 잘 활용하는 것이 또 다른 액션이지 않을까 했습니다."

칸=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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