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사직 철회 절차 밟아
野 "일단 피하고 보는 요령 민 의원이 새롭게 선보여"
지난 3월 성추행 의혹으로 국회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사진〉 의원이 4일 사퇴 의사를 철회했다. 민 의원은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사직을 철회한다"며 "두 달 치 세비는 전액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민 의원은 지난 3월 과거 노래방에서 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당시는 '미투' 운동의 바람이 정치권으로 몰아닥칠 때였다. 민 의원은 "(국회로) 돌아올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사퇴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두 달 가까이 민 의원 사직서 처리를 막아왔다.
민 의원 측은 최근 국회 사무처에 '사직 철회' 절차를 문의하는 등 의원직 복귀를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민 의원 지지자들이 국회 복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열기도 했다. 이어 4일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에서 민 의원에게 조속한 국회 복귀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민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그만두게 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라는 (지지자들의)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당에서도 사직 의사를 철회하라는 권고가 있었다"며 "(복귀해) 의정 활동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쇼였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민 의원은 추문에 대해 '일단 피하고 보라'는 행동 요령을 새롭게 선보였다"며 "약속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집권 여당의 오만함이 깔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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