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0㎞ 넘는 속구와 면도날 슬라이더로 나란히 무패 행진
소사 호투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KBO리그 시즌 초반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광속구 듀오를 꼽으라면 단연 헨리 소사(33·LG 트윈스)와 앙헬 산체스(29·SK 와이번스)다.
두 우완 투수는 시속 150㎞의 빠른 볼을 우습게 던진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산체스의 속구 평균 구속은 150.7㎞로 전체 1위이고, 소사가 148.9㎞로 2위를 달린다.
산체스가 4승째를 거둔 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선 승패보다 과연 삼성 타자들이 언제 첫 안타를 뽑아낼지가 관심이었다. 퍼펙트로 묶인 삼성은 4회 투아웃 후에서야 이원석의 중전 안타로 한숨을 돌렸다.
빠른 볼은 물론 제구도 좋다.
산체스의 9이닝당 볼넷 비율은 0.82로 KBO리그에서 가장 낮다. 소사도 2.20개로 나쁘지 않다.
소사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88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KBO리그 데뷔 7년 만에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오를 채비를 갖췄다.
산체스는 올해 한국 무대 데뷔와 함께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25를 올려 단숨에 SK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소사와 산체스는 짧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코리안 드림을 찾아 한국에 왔다.
지난 2004년 자유계약선수(FA)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한 소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한 2011년 빅리그에 데뷔해 3승 5패, 평균자책점 5.23을 남기고 이듬해 한국행을 택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2012∼2013년 2년간 뛰었고, 넥센 히어로즈(2014년)를 거쳐 2015년부터 쌍둥이 마운드를 지킨다.
지난 2010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FA 계약한 산체스는 마이애미 말린스(2013년), 탬파베이 레이스(201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2014년) 등 여러 팀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가 2017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8.76을 남기고 SK로 왔다.
역투하는 SK 산체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야구계에 따르면, 여러 KBO리그 구단이 영입 대상으로 산체스를 몇 년 전부터 주시해왔다. 가장 공을 들인 SK가 영입 경쟁에서 승리했고, 적지 않은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한 관계자는 "산체스가 미국에서 뛸 때 타자와의 대결에서 헛스윙 비율이 낮았지만, 한국에선 광속구가 통해 헛스윙 비율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속구를 기반으로 두 투수는 예리한 슬라이더로 큰 재미를 본다.
소사는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에 걸치는 면도날 슬라이더, 산체스는 속구인지 슬라이더인지 구별하기 힘든 슬라이더를 횡으로, 그리고 종으로 자유롭게 던진다.
산체스의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의 구속은 시속 140㎞대다. 웬만한 투수의 속구 스피드에 버금간다.
두 투수에겐 KBO리그에서 오래 뛰고 싶어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소사는 "한국에서 투구 이닝 1천500이닝을 채우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큰 부상 없이 연평균 173⅔이닝을 던진 철완이다.
KIA의 교체 선수로 총액 21만 달러를 받고 KBO리그에 뛰어든 소사는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311만 달러(약 33억3천700만원)를 벌었고, 올해엔 1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산체스도 SK 유니폼을 오래 입고 싶어한다. SK가 산체스 영입에 거액의 이적료를 지급한 배경에는 이런 점도 고려됐다.
산체스는 연봉 85만 달러와 플러스 옵션 25만 달러 등 총 110만 달러에 계약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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