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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한용섭 기자] 만약 LG가 김현수(30)를 영입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LG팬들에게는 아찔한 상상일거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을 뛰고 KBO리그로 돌아온 김현수는 변함없는 '타격 기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7일 현재 타율 3할3푼6리(공동 14위), 39안타(공동 2위), 6홈런(공동 12위), 24득점(3위), 15타점(공동 31위), 장타율 .586(공동 13위), OPS 1.007(9위), 득점권 타율 3할6푼4리(공동 17위)에 올라 있다.
테이블세터의 영향(2번으로 많이 출장하기도 했다)으로 타점 보다는 득점이 더 많은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지난 17일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후에는 4번타자를 맡아서는 더 좋다. 9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15안타) 2홈런 5타점 11득점을 기록 중이다.
27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홈런-3루타-2루타를 차례로 친 뒤 마지막 타석에서 단타를 치지 못해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를 놓치기도 했다. 115억 몸값에 어울리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김현수의 가치는 앞서 언급된 숫자들도 좋지만, 타석이 아닌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서 더 빛난다. 외부인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LG 선수단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난 겨울, 류중일 LG 감독은 김현수가 LG 유니폼을 입었을 때 개인 성적 외에도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라커룸에서 리더 역할을 기대했다. 주장을 맡고 있는 베테랑 박용택을 도와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 김현수는 "리더십이라기보다 목소리가 크다 보니 선수들에게 야구장에서 많이 얘기를 주고받고 한다. 그걸 좋게 평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LG 경기를 보다보면, 투수 교체 때 외야수 3명이 외야에 모여 있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자주 보는 장면처럼. 김현수는 "투수 교체 때 캐치볼을 하기도 하는데 가끔 모여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며 "별 이야기 아니다. 그냥 농담을 주고받고 웃고 떠든다. 농담 하면서 여유를 갖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2군에 내려가 있는 안익훈(22)은 "현수 형이 수비 때도 옆에 와서 농담을 하는 등 너무 웃겨 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 스코어나 승패와 상관없이 선수단 분위기를 주도한다.
라커룸 분위기에도 일조하고 있다. 그동안 LG 라커룸이 많이 변해왔지만, 올해 또 달라졌다. 김현수가 라커룸 분위기 메이커다. 이에 대해 김현수는 "그냥 많이 떠든다. 선수들과 장난치고, (성적에 관계없이) 야구는 매일 하는 것이고, 항상 분위기는 밝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웃고 떠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후배들을 다독이는 진지한 모습도 있다. 지난 15일 KT전에서 4-0으로 앞선 3회, 선발 임찬규(26)가 밀어내기 볼넷 등으로 3실점(볼넷만 4개)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김현수는 가장 먼저 다가가서 토닥였다. (LG는 난타전 끝에 11-8로 승리했다. 김현수는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맹활약)
채은성(28)은 "김현수 선배를 따라 운동을 같이 하고 있다. 시즌 끝까지 현수 형처럼 똑같이 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기 전부터 루틴을 똑같이 따라 준비하는 것이다. 채은성 외에도 몇몇 선수들도 동참하고 있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선수들하고 같이 루틴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틀에 1번은 웨이트를 하고, 트레이닝코치님들과 같이 체계적인 훈련도 하고 그런다. 시즌은 길다. 여름, 가을까지 부상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김현수는 메이저리거의 루틴, 훈련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것으로 "경기 전부터 루틴을 따르고 슬럼프가 찾아와도 루틴을 따른다. 그래야 슬럼프에서 빨리 탈피한다. 경기장에 매일 나가는 선수들은 체력 관리법을 갖고 있더라.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차이도 있더라. 연습량 보다는 연습의 질과 체력 관리를 더 중시했다. 나도 그렇게 따라 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메이저리거에게 배운 것을 LG에 와서 후배들에게 전파하는 것이다.
박용택은 스프링캠프부터 김현수 영입 효과에 대해서 입에 침이 마르지 않도록 얘기했다. 그는 “김현수 한 명으로 타선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김현수 뒤에서 다른 타자들도 좋은 영향을 받고 팀 전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15억원을 들여 영입한 LG는 중심타자를 얻는 것 이상의 무형의 효과도 얻었다. 김현수는 그라운드 밖에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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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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