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24일 현재 KBO리그 평균자책점은 4.87이다. 2014년을 타고투저의 시발점으로 보는 이유는 전해 4.32였던 평균자책점이 이 해 5.21로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이후 한 번도 4.87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런데, 올해 초반 타고투저 현상은 앞 네 시즌과는 다소 양상이 다르다.
24일 현재 규정 이닝을 채우고 평균자책점이 5.00을 넘는 선발 투수는 10개 구단에서 모두 12명이다. 삼성이 세 명(윤성환, 보니야, 아델만)으로 가장 많고, 롯데(듀브론트, 레일리)와 한화(휠러, 샘슨), 두산(장원준, 유희관)이 두 명 씩이다. SK(박종훈) KIA(헥터) KT(고영표)는 각 1명씩이다.
24일 현재 4할 타율을 달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 양의지.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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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타고투저였던 지난 4시즌엔 어땠을까. 2017년엔 SK 켈리(5.01)가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우고 평균자책점 5.00을 넘은 투수였다. 2016년엔 롯데 린드블럼(7.44)과 LG 소사(5.35) 두 명이었다. 2015년에도 역시 두 명. KIA의 스틴슨(5.34)과 험버(5.35) 외인 콤비였다.
2014년엔 7명으로 뒤 세 시즌에 비해 현격하게 많았다. 하지만 올해에 비해서는 5명이나 적다.
‘규정 이닝을 채운’이라는 조건에 주의해야 한다. 4, 5선발 투수의 경우 팀 경기 수와 같은 규정 이닝을 채우기도 쉽지 않다. 즉, 올해 타고투저에서는 팀에서 1~3선발을 맡고 있는 투수들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24일 현재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모두 32명. 전체의 38%인 12명이 평균자책점 5.00을 넘었다.
꼴찌 떠넘기기 싸움을 하고 있는 롯데와 삼성이 가장 심각하다. 롯데 듀브론트는 내심 15승 이상을 기대하고 영입한 거물 투수다. 레일리는 지난해 팀의 에이스였다. 원투 펀치가 부진하니 성적이 날 수 없다. 삼성은 원투 펀치에 넘버 스리 투수까지 기대 이하의 피칭을 하고 있다.
한화 역시 샘슨과 휠러에게 선발진의 원투 펀치 역할을 기대했다. 불펜의 힘으로 버텼지만 지금 한화의 선발진은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산은 왼손 듀오 장원준과 유희관이 나란히 부진 중이지만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자책점 5.00이 넘는 투수 12명 중 7명이 외국인 투수다. 그렇다면 올해 타고투저의 이유 중 하나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실패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지난 네 시즌 동안 4월 평균자책점이 5.00을 넘었던 투수 12명 중 8명은 4월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4월 평균자책점 5.01로 고전했던 SK 켈리는 15승에 탈삼진 타이틀을 따내며 SK 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됐다. 2014년 NC 찰리도 4월 평균자책점은 7.34였지만 시즌 최종 기록은 3.81이었다. 인내심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 외국인 선수 영입 비용은 과거에 비해 대체로 낮아졌다는 평가다. 시즌 전에는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지만 정작 순위 경쟁이 시작되면 효과를 우선하는 영입이 많았던 게 과거 구단들의 행동 방식이었다. 저비용으로 영입한 선수일수록 구단은 교체 동기가 강해질 전망이다. didofidom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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