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스하키, 내달 4일 월드챔피언십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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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선수들의 합류로 상대가 강해졌다고 하는데, 우리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생각보다 더 큰 선수가 돼 있지 않을까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랭킹 4위 핀란드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핀란드 유학파’ 안진휘(27)와 신상훈(25ㆍ이상 상무)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인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출전을 앞두고 의욕을 다졌다.
백지선(51)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18위)은 다음달 4일(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서 막을 올리는 2018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월드챔피언십에 나가 캐나다(1위), 핀란드(4위), 미국(6위), 독일(7위), 노르웨이(9위), 라트비아(13위), 덴마크(14위)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평창올림픽과 달리 2016~17 NHL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코너 맥데이빗(캐나다), 현역 최고 연봉(160억원)을 받는 패트릭 케인(미국) 등 특급 스타들이 출격을 예고하고 있어 경쟁의 수준이 다르다. 지금까지 2부 리그에서 승격한 팀이 성공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다.
대표팀의 목표는 월드챔피언십 잔류다. 안진휘는 “올림픽보다 어려운 여정일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가 더 잘 될 수 있는 기회”라며 “잘 싸웠다는 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뭔가 해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상훈도 “2승은 해야 잔류할 수 있다고 한다”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만큼 월드챔피언십에선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더 큰 선수가 돼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진휘와 신상훈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핀란드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유망주 출신이다. 아이스하키 강국 핀란드의 2부 리그에서 뛰며 선진 하키를 배웠다. 원정 경기에 갔다가 직접 차를 몰고 숙소로 돌아오는 등 눈물 젖은 빵을 먹어가며 덩치 큰 선수들을 상대했다.
핀란드 유학은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핀란드와 평창올림픽 8강 진출 단판 플레이오프에서 1-3으로 끌려가던 2피리어드에 신상훈의 어시스트로 안진휘가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한 골 차에서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고 2-5로 패했지만 안진휘의 골은 긴 여운을 남겼다. 안진휘는 “하키 인생 통틀어 최고의 골”이라며 “관중의 환호가 엄청 컸다”고 돌이켜봤다. 안진휘의 골을 도운 신상훈은 “그 순간 선수들의 자신감이 솟아오른 게 느껴졌다”며 “핀란드전을 마지막으로 올림픽이 끝나 너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꿈 같은 올림픽은 끝났지만 또 한번의 위대한 도전을 준비 중인 신상훈은 “월드챔피언십은 우리 힘으로 출전 티켓을 거머쥔 무대”라며 “NHL 선수들도 우리와 똑같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강조했다. 안진휘 또한 “올림픽 핀란드전에서 느꼈던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은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슬로베키아로 떠나 슬로베키아, 독일과 월드챔피언십 모의고사를 치른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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