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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훤 시인 "'키스 먼저 할까요' 시 도용 실수 확인, 불이익 가지 않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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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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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오효진 기자] 이훤 시인이 SBS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연출 손젖ㅇ현) 시 도용 논란과 관련해 제작진과 깊은 대화를 통해 실수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훤 시인은 20일 자신의 SNS에 "담당 PD이신 김재현 작가님과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드러나지 않은 작가님들의 진심은 무엇이었고 실수가 있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으며 오해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충분히 대화를 나눴다"면서 "글귀를 도용 당했다고 생각했던 가장 큰 이유는 드라마 팀으로부터 저자인 저나 출판사 중 누구도 연락을 받지 못해서였다. 뒤늦게 받아 본 대본 사진에는 분명 '이훤'이라는 이름이 명기돼 있었지만 방송 전 송출 과정에서 누락되었고, 그전에 이뤄져야 하는 확인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는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없었다. 해서 이를 도용이라 판단하게 되었으나 후에 PD님과의 긴 대화를 통해 이는 결코 의도하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의를 구하는 부분이 생략되었음을 서로 인정했고 충분히 나눈 대화에서 저는 진심을 확인했다. 저작권이라는 울타리를 다르게 바라보아 빚어진 오해였다. 누군 가는 좋은 의도로 접근한 방식이 누군 가에게는 아플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을 인정하고 이제 그 자리를 지나가기로 서로 이야기했다. 고로 더 이상 두 작가 분을 질타 하고픈 마음이 없다"면서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생략되며 일어난 실수였음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며 "작은 사람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송구스런 마음도 함께 전한다. 한번의 실수로 '키스 먼저 할까요' 제작팀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원한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키스 먼저 할까요' 18회 엔딩에는 손무한(감우성)과 안순진(김선아) 결혼식 장면이 그려졌다. 이 장면에서 손무안은 '나는 오래 멈춰 있었다. 한 시절의 미완성이 나를 완성시킨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해당 대사의 글귀가 담겨다.

방송 후 이날 이훤 시인은 자신의 SNS에 이 장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문장을 도둑맞았어요. 엔딩에 대사로 사용된 문장들은 시집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에 수록한 시다. 동의도 구하지 않고 사용하셨더군요. 인용도 아니고 대사로요. 두 문장이니 짧은 독백으로 소비하셔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셨나봐요"라며 "이런 식의 도용은 정말이지 괴롭다. 방송 작가라면 창작하는 이의 마음을 뻔히 아실 텐데 어찌 다른 창작자의 문장을 아무렇게나 가져다 쓰시는지"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 아래는 이훤 시인 시 도용 관련 SNS 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걱정해주시고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께 먼저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신경쓰게 해드려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전 포스팅에 언급한 일을 두고 담당 PD이신 김재현 작가님과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작가님들의 진심은 무엇이었고, 실수가 있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으며, 오해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글을 씁니다.

글귀를 도용 당했다고 생각했던 가장 큰 이유는 드라마 팀으로부터 저자인 저나 출판사 중 누구도 연락을 받지 못해서였습니다. 뒤늦게 받아 본 대본 사진에는 분명 ‘이훤’이라는 이름이 명기돼 있었지만 방송 전 송출 과정에서 누락되었고, 그전에 이뤄져야 하는 확인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는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해서 이를 도용이라 판단하게 되었으나 후에 PD님과의 긴 대화를 통해 이는 결코 의도하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재현 작가님은 실제로 시를 쓰시는 분들이었고, 시를 알리기 위해 뒤에서 애써오셨던 분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작 전 단계부터 시집에 있는 시를 드라마를 통해 알리고자 하셨으며 선한 의도로 시작하셨는데 그 과정이 조금 서투르게 진행되면서 이 같은 오해가 빚어졌음을 확인했습니다. 동의를 구하는 부분이 생략되었음을 서로 인정했고 충분히 나눈 대화에서 저는 진심을 확인했습니다. 저작권이라는 울타리를 다르게 바라보아 빚어진 오해였습니다. 누군가는 좋은 의도로 접근한 방식이 누군가에게는 아플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을 인정하고 이제 그 자리를 지나가기로 서로 이야기했습니다. 고로 더 이상 두 작가분을 질타하고픈 마음이 없습니다. 선한 의도로 시작하신 그 일을 외려 잘 끝마치시길 바라며 이 일로 인해 누군가 상처 받지 않으시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개인 SNS였기 때문에 했던 말들이지만, 저가 정말 알리고 싶었던 건 실수가 빚어낸 이 사건이 아니라 출판 업계에서 쉽게 목격되는 저작권 인식의 부재와 이로 인해 반복되는 답답함이었습니다. 일전에는 동의 없이 제 시를 게재하고 출판한 서적을 독자분의 제보로 알게 되기도 했고, 독립서적이었지만 제목을 도용 당하기도 하며, 크고 작은 문제를 겪으며 야기된 오래된 답답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키스 먼저 할까요] 작가분과의 일은 다른 성격의 일이었으며,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생략되며 일어난 실수였음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작가분들의 진심을 충분히 확인했고, 실제로 시를 위해 열심히 다퉈오신 분들임을 알게 되었으므로 더는 질타하지 마시길 부탁드리고며 하시는 일들을 응원드리고자 합니다.

작은 사람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송구스런 마음도 함께 전합니다. 한번의 실수로 [키스 먼저 할까요] 제작팀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오효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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