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사에서 3년 연속 홈런왕은 3명 뿐이다. 1990년부터 1992년까지 홈런왕에 오른 당시 빙그레 이글스 장종훈(현 한화 코치)과 2001년부터 2003년까지 홈런왕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은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현 KBO 홍보위원), 그리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32)다.
SK와이번스 최정. 지난해 46개의 홈런을 때리면서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사진=MK스포츠 DB |
3년 연속 홈런왕은 3명만 나왔을 정도로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더욱이 2015년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뒤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던 박병호가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으로 복귀하면서 최정과 대결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박병호와 최정은 2005년 프로야구에 데뷔한 동기사이다. 성남고를 졸업한 박병호는 LG트윈스 1차지명으로, 유신고를 졸업한 최정은 SK 1차지명으로 입단했다.
사실 2016년 40개의 홈런으로 NC다이노스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와 함께 공동 홈런왕에 오르기 전까지 최정은 홈런왕 타이틀과 거리가 먼 선수였다. 프로 2년차인 2006년 12개의 홈런을 때리며 소년장사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지만, 2016년 이전까지 30홈런 고지를 넘은 적은 없었다. 2016년 이전 최정의 홈런 커리어하이 기록은 2013년 28개였다. 반면 박병호는 2011년 중반 넥센으로 팀을 옮긴 뒤 30홈런 고지는 물론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렸다.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와 타이틀 홀더 최정은 올해도 유력한 홈런왕 후보다. 물론 둘은 이런 대결구도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이미 박병호의 복귀가 확정된 지난해부터 최정은 “박병호가 나보다 더 뛰어난 타자다”라면서 겸손하게 말했다. 물론 최정도 “지난해보다 나은 기록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3년 연속 홈런왕보다는 더 많은 홈런을 때리고 싶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둘의 홈런왕 대결이 올 시즌 리그 흥행을 좌우할 요소로 뜨거울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 위원은 “최정은 2016년 홈런왕에 차지하면서 더욱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이전까지는 전형적인 홈런타자라고 보기에는 무리였다. 하지만 2016년 40개, 2017년 46개를 때리면서 ‘그 분이 오셨다’라는 말처럼 홈런을 때리는 방법에 익숙해졌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최정은 시범경기 타격감이 썩 좋지 않은 편이다. 18일까지 5경기에서 타율 0.154고 홈런은 아직 없다. 하지만 최정의 타격감이 살아나면 무섭게 불이 붙는 스타일이다. 지난해도 하루에 4개를 치는 등 몰아치기에 능하다. 최정이 돌아온 박병호를 넘어 4번째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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