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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궁합' 이승기 "슬럼프? 매일 나눠서 온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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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전역한지 5개월도 채 안 됐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승기는 외형적으로는 살이 빠졌고 입대 전 풋풋한 분위기도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생각은 더 노련해졌고 말도 논리 정연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31일 군 복무를 끝내고 연예계로 복귀했다. "아직 민간인의 공기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복귀 후 무엇을 제일 해보고 싶었냐"는 질문에 "큰 꿈은 없었다. 자고 싶을 때 자고 연락하고 싶을 때 연락하는 거였다"며 미소 지었다.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그는 SBS 예능 '집사부일체', 영화 '궁합', tvN 드라마 '화유기' 등 다방면에서 쉴틈 없이 일하고 있다. 버거울 만도 한데 그는 "아직은 더 달려야 할 때"라며 일욕심을 드러냈다.

"군에 다녀온 뒤 인내심, 체력 등 많은 면에서 좋아진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복귀했는데 (대중이) 예전과 다른 느낌도 많이 생기면서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많이 내려주시더라고요. 이 에너지로 체력, 정신력이 닿는 한 올해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어요."

이처럼 뭐든 잘하려고 애쓰는 이승기지만 그 마음이 때로는 무게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이승기는 "사실 예능 프로그램 할 때마다 두통이 온다. 촬영 후 매번 안도한다. '방송 나올 만큼의 분량은 나와서 다행이다, 다음엔 더 나아졌겠지' 하는 거다"고 털어놨다.

이승기는 "하지만 잘하려고 두통이 오는 거지, 하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니다. 즐거우니깐 하는 거다. '집사부일체'는 '1박2일'보다 제작진의 개입이 훨씬 적다. 멤버와 사부의 '케미'로 가는 게 많기 때문에 맥을 놔버리면 흐름이 완전히 끊겨 버린다. 늘 웃으면서 다음 걸 생각하고 있는 거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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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는 데뷔하자마자 스타덤에 올랐다. 2004년 1집 앨범 '나방의 꿈'으로 데뷔한 그는 싸이(PSY)가 작곡, 작사한 노래 '내 여자라니까'가 히트치면서 국민 연하남 수식어를 얻었다. 이후 그는 활동 범위를 연기, 예능까지 넓히며 활약해왔다.

이승기는 데뷔 후 한 번도 특별히 슬럼프에 빠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슬럼프가 있어야 좌절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안 그렇다. 저는 매일 나눠서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대중의) 기대가 높고 스스로에 대한 잣대가 까다롭다는 거다. 저도 무의식 중에 힘이 빠질 때도 있는데 대충 못 하겠는 거다.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라고 털어놨다.

"평생 일만 해서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이승기는 "남들에 비해서는 못 놀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예 못 논 것은 아니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하면서 많이 돌아다녔다. 어떻게든 해소를 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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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궁합'(감독 홍창표·제작 주피터필름)은 그가 입대하기 직전에 촬영한 작품이다. 크랭크업한 지 2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이승기는 "'궁합'은 따뜻하고 예쁜 영화다. 젊은 친구들이 나와서 가볍지 않을까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짜임새가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더 진중하고 오락적인 요소를 원할 수도 있지만 이 봄에 연인이든 가족이든 '괜찮은 거 없을까' 했을 때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부끄럽지 않을 만큼 만들었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승기는 '궁합' 속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볼까. 이승기는 "입대 전에 찍었던 것에 비하면 이질감이 적게 든다. 연기 감정톤이 잘 전달돼 다행이다고 생각됐다"고 덤덤히 말했다.

'궁합'에서 이승기는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을 연기했다. 이승기는 서도윤을 통해 이전의 경쾌한 분위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승기는 "명리학에 빠져있는 분들 중에 허허실실대는 캐릭터는 별로 없더라. 확신을 갖고 이야기를 하고 눈빛도 날카롭다. 그런데 사람이 아무리 진지하더라도 자기만의 유머도 있고 유쾌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지 않나. 감독님께서 그런 부분이 열려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궁합'은 역학을 소재로 하지만 실제 이승기는 영화 출연을 결정하기 전까지 역학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고. '궁합'에서 서도윤 역을 맡게 되고 나서야 명리학을 공부하게 됐다. 이승기는 "사주보다는 결국은 자기가 느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누군가와 궁합이 좋고 나쁨은 누가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본인이 알 것 같다. 사주가 맞는지 아닌지는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서도윤은 그간 극 중에서 친근한 이미지를 주로 선보인 그에게 새로운 시도였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역할이 진지하고 진중한 기조를 갖고 갔던 건 처음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이승기, 저런 느낌도 잘 어울린다는 것, 이승기가 나왔던 건 참 볼 만하다는 평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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