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졌지만 손흥민은 빛났다! 손흥민이 8일 유벤투스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유벤투스에 역전패 하며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웸블리 스타디움(런던)=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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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제골' 토트넘, 유벤투스에 역전패
[더팩트 | 심재희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손날두' 손흥민(26)이 3경기 연속골을 작렬했다. 8일(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유벤투스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잡아냈다. 프로 통산 300경기 자축포이자 올시즌 16호골(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골, FA컵 2골, 챔피언스리그 4골)이다. 비록 팀이 지면서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지만, 강팀과 경기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맹활약'으로 증명했다.
긴 설명이 필요없다. 손흥민은 펄펄 날았다. 토트넘 선수들 가운데 가장 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강팀에 약하다'는 혹평을 비웃기라도 하듯 종횡무진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토트넘이 이날 기록한 17개의 슈팅 중 7개를 책임졌고, 팀의 유효 슈팅 6개 가운데 3개를 자신의 발로 기록했다. 토트넘이 좋은 찬스를 만드는 과정에 항상 손흥민이 한축을 담당했다.
기본적으로 왼쪽 윙포워드로 배치되어 유벤투스의 측면을 흔든 손흥민은 중앙으로 꺾어들어오면서 좋은 찬스를 여러 차례 만들었다. 전반 38분 폭발적인 스피드와 환상적인 드리블에 이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감각을 끌어올렸고, 1분 뒤 선제골을 낚았다. 토트넘이 역전을 당하자 추격조 가장 앞에 서서 불을 뿜었다. 부지런히 찬스를 만들고, 자신 있게 돌파하고, 과감하게 슈팅을 때렸다.
손흥민 '올시즌 16호골' 손흥민이 유벤투스와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올시즌 16호골을 기록했다. 이제 지난 시즌 세운 21골에 도전한다. /심재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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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는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강팀이다. 특히 수비 조직력은 최고로 평가 받는다. 그런 강호를 상대로 손흥민은 제대로 능력을 발휘했다. 스피드, 돌파, 드리블, 크로스, 슈팅 등 공격 모든 면이 훌륭했다. '손날두'라는 별명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결승골을 터뜨린 유벤투스의 파울로 디발라보다 더 높은 경기 평점을 받았다. 유럽축구 전문 통계업체 '후스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7.5점, 디발라에게 7.4점을 줬다.
사실 손흥민은 강팀에 크게 약한 선수는 아니다. 슈퍼스타들과 비교할 때 '기복'이 조금 있어 아쉽지만, 발동이 걸리면 엄청난 폭발력을 자랑한다. 공격 본능이 강해 몸의 중심이 전체적으로 앞으로 쏠려 있다 보니 수비가담이 평균 정도지만, 공격 한방을 갖추고 있어 상대에겐 매우 위협적인 존재다. 손흥민이 강팀과 대결에서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매우 강한 상대를 마주할 때 팀의 공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손흥민을 선발에서 자주 뺀 것이라고 봐야 옳다. 아울러 포체티노 감독의 머릿속에는 '강팀과 승부처에서 히든카드'로 손흥민 활용법이 그려져 있기도 하다.
손흥민 '끝없는 진화.' 손흥민이 '강팀' 유벤투스를 상대로 골을 뽑아낸 뒤 뒤풀이를 펼치고 있다. 진화를 계속하면서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웸블리 스타디움(런던)=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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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이셔널'(sensational). '세상을 놀라게 하는, 돌풍을 일으키는, 선풍적인'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손세이셔널'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성 '손'에 단어 '센세이셔널'이 합쳐져 생긴 말이다. 깜짝 놀랄 정도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에 만들어진 별명이다.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을 마치고 독일 함부르크에 입단해 적응한 뒤 10대의 나이에 프리시즌 경기에서 첼시를 상대로 환상적인 골을 터뜨리며 유럽에 얼굴을 알린 손흥민. 노력에 노력을 더한 그가 '손세이셔널'을 넘어 이제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비교되며 '손날두'로 불리고 있다.
손에 땀을 쥐게 한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명승부.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더 높은 곳으로 향하지 못했지만 큰 무대에서도 확실히 통한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다. 누가 손흥민을 강팀에 약하다고 했나.
꼬리말) 솔직히 선제골은 '행운'을 등에 업고 얻었다. 손흥민은 전반 39분 오른쪽 측면에서 키에런 트리피어가 겐넨 땅볼 크로스를 회심의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영리하게 유벤투스 수비수가 없는 곳을 파고들어 어렵지 않게 오른발을 갖다대는 듯했다. 그런데 슈팅의 강도와 방향이 조금 이상했다. 느린 화면을 보니 오른발이 아닌 왼발 골이었다. 공을 오른발에 정확히 맞히지 못하며 왼발에 맞았고, 절묘한 '디딤발 슈팅'이 됐다. 과거 조재진이 독일을 무너뜨린 쐐기포, 폴 스콜스가 AC 밀란을 상대로 기록한 득점을 떠오르게 하는 '보기 힘든 골'이 손흥민의 발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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