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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2018평창] 세상에서 가장 아까운 은메달,빙상 차민규 500m '깜짝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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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차민규가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500m 경기 후 환호하고 있다. 2018. 2. 19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깜짝 은메달’이지만 너무나 아깝다. 0.01초 차로 은메달. 그래도 너무나 값지다.
차민규(25·동두천시청)가 올림픽 데뷔무대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차민규는 19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올림픽타이기록인 34초42를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딴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이 기록한 34초42에 불과 0.01초 뒤져 국민들은 땅이 꺼질듯한 장탄식을 내뱉었다. 동메달은 중국의 가오팅위(34초65)에게 돌아갔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올림픽 메달 획득은 2010 밴쿠버대회 모태범의 금메달과 2006 토리노대회 이강석의 동메달에 이어 세번째.

경기에 앞서 차민규의 메달 획득 가능성은 조심스레 점쳐졌다. 늘 그래왔듯이 올림픽에선 혜성처럼 등장하는 샛별이 탄생해왔기에 차민규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부풀었다. 꿈은 현실이 됐다.
14조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차민규는 초반 100m를 9초63에 끊어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신의 최대 강점인 기민한 움직임의 코너링은 레이스에 가속도를 붙였고,겨우내 흘린 땀은 후반 레이스에서 강철같이 버틸 수 있는 지구력으로 이어졌다. 3,4코너에서 원심력을 최대한 제어한 차민규는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젖먹던 힘을 다 짜내 34초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간 순위 1위를 기록한 차민규는 두 손을 치켜들고 관중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차민규는 마른 침을 삼키며 남은 3개조의 레이스를 지켜봤다. 금메달을 기대했던 차민규의 꿈은 16조에서 깨졌다.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이 34초41로 결승선을 끊어 0.01초 차로 차민규를 밀어냈다. 차민규는 마지막 18조에서 자신의 기록을 깨지 못해 은메달을 확정짓자 다시 한번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민규는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차세대 단거리 에이스로 꼽힌다. 타고난 순발력과 뛰어난 코너링을 장점으로 스트로크 피치만 좀 더 빨리 한다면 세계 기록도 능히 깰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케이팅 감각 역시 탁월해 경기력에 큰 기복을 보이지 않는 것도 또 다른 강점. 지난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 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데 이어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동메달,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는 500m, 1000m 경기 모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7~2018 월드컵 3차 대회 500m에선 1위와 단 0.001초 차이로 2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9살 때 스케이트를 처음 탄 차민규는 한국체육대학에 진학하면서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바꿨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당시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오른쪽 발목을 크게 다치는 불운을 겪으며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 4년 전 가슴에 맺힌 한을 풀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은 새로운 그의 출발선이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금메달은 차민규가 노리는 먹음직스런 사냥감이다.
고진현기자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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