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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평창]활짝 웃은 이상화 "능력 있으면 다음 올림픽까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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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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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알람 7개에서 해방돼 너무 좋아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름다운 은메달’을 목에 건 뒤 펑펑 울었던 ‘빙속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돌아왔다. 그를 괴롭혔던 알람에서 해방됐다는 사실이 가장 기쁜 듯 보였다.

이상화는 19일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평소 알람이 7개 정도 맞춰져 있는데 이제는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먹고 싶은 시간에 먹고 싶다”며 “알람은 어제부로 다 껐다.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화가 말한 알람 7개는 새벽 훈련-휴식-오전 훈련-휴식-오후 훈련-휴식-야간 훈련 시간에 맞춰져있다. 하루 종일 훈련과 휴식으로 꽉 짜인 스케줄을 지난 4년간 견뎌왔다.

평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3연패를 노렸던 이상화는 전날 열린 경기에서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록 바랐던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온 힘을 다한 레이스였다. ‘모두 끝났다’는 안도감과 허탈함이 겹치면서 이상화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이상화는 “이제 끝났구나 생각해 눈물이 나왔다”며 “소치올림픽이 끝나고 4년이 정말 힘들었다. 평창올림픽이 순식간에 찾아올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압박감과 부담감이 다 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지금도 기분이 어제와 똑같다. 올림픽이 끝나면 어떨까 생각할때마다 울컥했다”며 “상황을 되돌려보면 똑같이 눈물을 흘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 대회에서의 일화도 소개했다. 이상화는 “소치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4년 뒤에도 금메달 따실 거죠’라고 질문한 기자가 있었다”며 “소치 때는 정상에 있었고 세계신기록도 세웠다. 스케이트를 타는 게 쉬웠다. 하지만 부상 등이 겹치면서 감을 잃었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여기까지 끌어올린 것 자체가 큰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상화는 전날 500m 경기에 앞서 SNS에 ‘#난나야’라는 글을 남겼다. 이상화의 심경을 그대로 담은 짧지만 의미 있는 말이었다.

이상화는 “그동안 (고다이라)나오와 비교가 많이 됐다”며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기 싫어 나만의 주문으로 외운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나에 대한 자부심으로 버텼다. 2개의 금메달을 땄고 세계신기록도 세웠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3번의 올림픽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4번째 올림픽도 노련하게 이겨낸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상화는 이번 올림픽이 선수 인생의 마지막이 아님을 강하게 암시했다. 그는 “어제 경기가 끝나 지금 뭐라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능력이 있으면 (베이징) 올림픽까진 아니면 1~2년은 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몸 상태가 나태해지기 때문이다”며 “올림픽이 끝나도 시합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덕분에 나태해지지 않고 은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계속 선수생활을 한다면 훨씬 즐겁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준비하는게 더 힘들었다. 앞으로는 성적에 상관없이 재밌는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상화는 인터뷰 끝에 “스케이터로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 한국 스프린터 가운데서도 이런 선수가 있었구나라고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 뒤 “사실 남았죠”라고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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