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스브스夜] “방열복도 없던 소방관들”…그알이 묻는 제천화재사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funE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BS funE l 강경윤 기자] “안 구했나요, 못 구했나요?”

지난해 12월 21일, 29명의 시민이 안타깝게 사망한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화재참사는 왜 그렇게 많은 희생자들을 냈을까. 희생자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었던 걸까.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제천화재참사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화재참사가 많은 희생자를 낳은 원인 중 하나는 소방대원들이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유가족들은 소방대원들이 2층 여성 사우나로 연결되는 비상계단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당시 소방대원들 가운데 구조에 나설 수 있었던 건 단 4명이었다.”면서 “그마저도 벽에 매달린 사람을 구조했고, 여탕으로 연결되는 비상계단까지는 진입하지 못해 오후 4시 17분까지 생존해 있던 2층 여성들을 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방대원들이 구조가 미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먼저 대원들이 출동했을 때 LPG 탱크에 불이 붙어있는 위험천만한 상태로 화재를 먼저 진입할 수 없었던 데다, 지방 재정이 열악한 제천소방서의 경우 열을 막아내는 소방복 조차 없었다는 것.

구조팀장은 “출동했을 때 이미 건물 1층은 편의점 100개가 동시에 타는 화염에 휩싸여 있어서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열기였다.”면서 “화재를 진압할 요원은 7명, 구조대원은 단 4명이었는데 그마저도 열을 막아낼 옷도 없었고, 관창도 다 갖추지 못한 채 손도끼와구조용 마스크만 급히 챙긴 채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지휘팀장은 무전기가 작동하지 않아서 급박한 상황에서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다. 제천소방서에는 단 7대의 디지털 무전기만 있을 뿐이었던 것. 수많은 희생자를 낸 만큼, 2층 유리창부터 깼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지만, 유리창을 깼을 경우 자칫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었다.

더욱 놀라움을 준 사실은 제천화재사건은 최초 예상과는 달리 이미 3시 20분경부터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는 것. 해당 건물에서 세신사로 일했던 여성은 “1차 화재가 났는데 그걸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 역시 “천장에서 불이 3시 25분쯤 세어나오기 시작하더니 2차 불이 났을 때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밝혔다.

SBS funE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방대원들이 출동했을 때 이미 건물은 화재가 상당히 진행돼 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미 방재 전문가 제임스 듀이는 “이 짧은 과정에서 이렇게 큰 불길이 솟은 건 예열 때문이었다.”며 건물의 스티로폼 소재의 단열재를 그 주요 이유로 꼽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EPS라는 단열재는 싸고 단열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가연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불에게는 가장 좋은 먹잇감이다. 천장 내 단열재에서 시작된 불은 조용히 그 힘을 키우다가 결국 겉잡을 수 없는 화염으로 건물을 뒤덮었다는 뜻이 된다.
표창원 의원은 “건축 관련된 규정과 규제에는 단열성 물질에 전혀 규정 자체가 없었다. 대단히 위험한 가열성 물질로 가득해 있었지만 그 위험성에 비해서 건물주들은 이에 대한 인식이 없었고, 그로 인해 이런 안타까운 참사로 이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MC 김상중은 안타까운 희생자를 낳은 제천화재참사에 대해서 “제대로 된 규제와 인식 변화가 없을 경우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수밖에 없는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이 건물을 경매로 사들인 건물주는 건물 외벽을 페인트로 새단장하는 데 투자를 했지만 단 1억원을 투입해야 했던 단열재 교체와 정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법안이 생기기 전 세워졌다는 이유로 이용자의 안전은 무시당했다.”고 꼬집었다.

제천화재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참사를 되돌아 보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 참사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그들은 보상이나 화풀이 보다는 제대로 된 원인과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소방대원들에 대한 징계 역시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제천화재참사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소방대원들은 2차 조사를 실시한 상태다.

kykang@sbs.co.kr

☞ 다함께 Fun! SBSFunE 연예뉴스 [홈페이지]

☞ 공식 SNS [페이스북] 앱 다운로드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저작권자 SBS플러스 & SBS콘텐츠허브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