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조만간 몇 개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것"
정현(오른쪽)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테니스 샌드그렌. [로이터=연합뉴스] |
(멜버른=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에게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는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였다.
연달아 강호를 격파하고 8강에 진출한 그는 정현(58위·한국체대)에게 0-3으로 완패하고 짐을 쌌다.
그래도 그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행복감이 드러났다.
경기가 끝난 뒤 샌드그렌은 "정현은 환상적인 선수다. 그를 2주 만에 다시 만났는데, 경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정현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또 어떻게 포핸드를 구사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고 패배를 완전히 인정했다.
이어 "정현과의 경기는 마치 진짜 어려운 퍼즐을 푸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걸 푸는 데 실패했다. 그렇지만 즐거운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샌드그렌은 이날 강력한 서비스와 포핸드 공격을 앞세웠다.
변칙적인 네트 플레이는 잠시 정현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정현은 '아이스맨'이라는 별명답게 당황하지 않고 샌드그렌에 대항했다.
호주오픈에서 정현과 상대했던 선수들은 이제 만 21세인 정현의 기량에 감탄을 멈추지 않는다.
3회전 상대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은 "정현이 오늘처럼 경기하면 이길 선수는 별로 없다"고 말했고, 16강에서 만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는 "정현은 벽과 같았다. 조만간 세계 10위에 진입하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샌드그렌도 이에 가세했다.
그는 "정현과 같은 레벨에서 다시 한 번 싸우려면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 머지않은 장래에 정현은 몇 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을 것이다. 그가 최고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8강에서 탈락한 샌드그렌은 44만 호주 달러(약 3억8천만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무명 선수였던 그에게 적지 않은 돈이다.
샌드그렌은 "원래 돈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도 상금 덕분에 물리치료도 더 받을 수 있고, 어머니를 도와드릴 수도 있게 됐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cool21@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