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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히딩크' 박항서, U-23 4강도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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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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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시절 박항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20일(한국시간) 베트남의 밤은 뜨거웠다. 하노이 등 대도시 도심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쏟아져 나와 베트남 축구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4강 진출을 기뻐했다. 물론 U-23 아시아챔피언십과 월드컵을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마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후 한국의 모습 같았다.

그 중심에 선 인물도 한일 월드컵 4강과 인연이 깊다.

바로 베트남의 사령탑이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순간 수석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박항서 감독이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았다.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이미 한국에서도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가 아닌 내셔널리그 창원시청까지 내려간 감독이었다. 베트남 내에서도 "노쇠한 지도자"라는 평가가 달렸다.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모두 맡은 박항서 감독은 한국에서 이영진 수석코치(전 대구 감독)과 배명호 피지컬 코치를 불렀다.

데뷔전은 아쉬웠다. 아프가니스탄과 0-0으로 비겼다. 그래도 2019년 UAE 아시안컵 출전 티켓을 따냈다. 베트남의 아시안컵 출전은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나선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이어 지난해 12월 10년 만에 태국을 격파하면서 베트남에도 조금씩 박항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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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언론도 U-23 챔피언십 4강 진출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그리고 1월 중국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로 떠올랐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에 1-2로 패한 뒤 호주를 1-0으로 꺾었다. 23세 이하 경기에서 처음으로 호주를 격파했다. 이어 시리아와 0-0으로 비기면서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는 이라크와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이겨 4강에 올랐다.

아시아 축구에서도 변방이었던 베트남 축구가 U-23 챔피언십이지만, 4강까지 올라섰다.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 국가 중 최초 4강 진출이다.

베트남 언론들도 박항서 감독에게 찬사를 보냈다.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이 생각했던 축구 자체를 바꿨다"고 강조했고, 베트남 소리의 방송은 "부임 50일 만에 베트남을 믿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응우엔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정부를 대신해 축하를 전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4강전 상대는 카타르다.

카타르는 우즈베키스탄, 중국, 오만을 격파하고 3연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는 팔레스타인을 3-2로 제압했다. 2016년 대회 챔피언으로 쉽지 않은 상대.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끝이 아니다. 우리가 보여줄 놀랍고 특별한 이벤트는 더 남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석코치로 나선 한일 월드컵은 4강에서 멈췄다. 물론 대회 규모는 월드컵과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축구 변망이었던 베트남에서는 AFC U-23 4강도 어마어마한 업적이다. 과연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은 4강을 넘어 결승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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