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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히딩크처럼 … 베트남 축구 기적 이끈 박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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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이하 아시아 청소년 축구

베트남 대표팀 사상 첫 4강 진출

박 감독 “놀라운 일 더 남았다”

내일 카타르와 결승행 다툼

중앙일보

베트남이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8강전에서 이라크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4강에 오르자 하노이 시민들이 거리에서 환호하고 있다. 베트남은 23일 카타르와 결승행을 다툰다. [하노이=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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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일 중국 장쑤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이라크와의 8강전에서 연장 끝 승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2위의 ‘축구 변방’ 베트남이 이 대회 4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을 통틀어서도 최초다.

‘박항서 축구’의 백미였다. 연장전반 4분 점수를 내줘 수세에 몰리자 승부수를 던졌다. 미드필더는 물론, 수비수들에게도 과감한 공격 가담을 지시했다.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이 황선홍등 공격수들을 연속 투입해 역전승을 일군 2002 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2-1승)을 연상시켰다.

승부수는 적중했다. 베트남은 연장후반 3분 동점을 만들었고, 4분 뒤 하 둑 친의 역전골로 뒤집었다. 다시 3-3 동점이 됐지만,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4강 확정 후 하노이 등 여러 도시에서 적게는 수천 명, 많게는 수만 명의 시민이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거리로 나와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흔들며 기뻐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정부를 대표해 대표팀과 박 감독에게 축하를 보낸다. 베트남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계기”라고 격려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후 어려움을 겪었다. 베트남 언론은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지만 감독으로서는 이렇다 할 발자취를 남기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박 감독은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즐겁고 공격적인 축구를 뛰어넘어 이기는 축구로 베트남을 아시아 정상권에 올려놓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베트남 매체 ‘소하’는 “박 감독이 선수들에게 ‘진정한 투지’를 일깨워줬다”고, ‘티엔퐁’은 “베트남이 하나가 됐다”고 보도했다.

박 감독은 “이 게 끝이 아니다. 우리가 보여줄 ‘놀랍고 특별한 이벤트’가 더 남았다”고 했다. 결승에서 한국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우즈벡과, 베트남은 카타르와 23일 4강전을 치른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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