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성연대 "무차별한 여성 폭력…예방책 마련해야"
폭력(일러스트) |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여성들은 화장실을 갈 때조차 폭행당하지는 않을까, 성폭행당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합니다"
인천 부평역 여자화장실 폭행사건이 벌어진 지 나흘 만인 18일 인천여성연대는 부평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차별한 여성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범죄를 2년 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과 연결 지었다.
여성들이 여전히 언제 어디서 당할지 모르는 범죄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두 사건 모두 성차별적인 사회 구조와 인식에 기반을 둔 여성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14일 오후 7시 58분께 부평역 인근 건물 1층 여자화장실에서 이 건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A(20.여)씨가 한 남성으로부터 둔기로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
30∼40대로 추정되는 범인은 편의점 앞에서 20분간 서성이며 담배를 피우다가 화장실로 들어가는 A씨를 뒤쫓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인천여성연대에 참여한 김성미경 여성의 전화 대표는 "많은 사람이 여성 혐오를 '여성을 싫어한다'는 뜻으로 오해하는데, 그보다는 여성을 나보다 낮은 존재로 여기고 멸시한다는 뜻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역 살인범은 '여성에게 자꾸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감히 여성이 나를 무시했다는 의식이 기저에 깔린 것"이라며 "자신보다 약하고 우습게 보이는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부평역 폭행사건도 여성 혐오로 풀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청, 교육청, 경찰이 함께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6곳이 참여한 인천여성연대는 이후 대책 회의를 열고 근본적인 폭력 예방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이날 논평에서 "이러한 범죄가 여성에게 집중되는 이유는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와 여성이 더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잘못된 인식이 합쳐진 여성 혐오 때문"이라며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두개골 골절상을 입은 A씨는 현재 수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으며, 경찰은 이 남성을 나흘째 추적하고 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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