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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단독Y터뷰] 조덕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건 검증 의지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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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진흙탕싸움처럼 비춰진 부분이 있다. 이제 영화계에서 첫 발을 내딛으려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해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KFPA, 회장 이은)가 배우 조덕제와 여배우 A씨 사이에 벌어진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관심을 드러냈다. 이 단체는 지난 13일 조덕제와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A씨는 대변인이 대신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조덕제가 말한, 영화계 검증을 위해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은 대표는 16일 YTN Star에 "영화계 안에서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에 양측의 의견을 듣고, 관심을 드러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모처에서 취재진과 만난 조덕제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만남 과정부터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말했다.

Q: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는가?
조덕제(이하 조): 일주일 전에 연락이 왔다. 지난 수요일, 사무실에서 협회 회장님, 부회장님, 사무국장님과 만났다. 여배우 측하고는 대리인과 만남을 가졌다고 하더라. 협회 측에서 나와 만나 사건에 대한 부분을 포함해서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영화의 시작부터 사건이 일어난 시점과 왜 이렇게까지 왔는지에 대해 정리를 해서 말씀드렸다.

Q: 영화계의 검증을 원한 이유는?
조: 영화인들은 영화 제작과 투자, 촬영이 이루어지는 현장에 대해 잘 알고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됐고, 문제점은 어디에 있고, 해결 방법 또한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영화계에 진상 규명을 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소송을 겪다 보니까 누군가의 주장만으로도 범죄가 형성될 수 있겠더라. 억울한 사람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로 인해 영화계에 좋지 않은 판례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때문에 영화계가 나서서, 이 사건을 모델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자구책을 만들었으면 한다.



Q: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는 어떤 말을 나눴는가?
조: 협회 회장님, 부회장님, 국장님이 내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을 해줬다. 판례가 남고, 영화계에 심각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여줬다.

회장님께서 '이 사건을 영화계에서 진상규명을 하면 파악이 될 것 같으냐'라고 물어봤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사실 이 사건은 어려운 사건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됐고, 일이 왜 이렇게까지 진행됐는지를 관심을 가지고 봐주길 원한다. 영화계에서 나서주길 원하는 것은 나 같은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영화계를 잘 아는 영화인들이 이 사건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하실 거라고 믿고 있다. 공정한 검증 절차를 통해 결과를 내놓는다면 나로서는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것과 별개로 나는 대법원 상고를 열심히 준비 중이다.

Q: 그럼 조덕제가 말하는 영화계의 검증 절차가 무엇을 말하는가?
조: 협회 측에서 검증 절차에 대해 '지금 당장 제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 절차에 대해 상의를 하고 조율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여배우 측도 검증 절차가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겠다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었다. 절차의 방법이나 구상은 협회 측에서 나설 부분이다. 내가 하는 것은 아닌 거 같다. 다만 이 사건이 잘 드러나고,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입장이다.

이 사건은 연기를 하는 도중에 발생했다. 사실 촬영 이전에 영화 투자, 제작, 배우 캐스팅 등 여러 과정이 있다. 캐스팅을 하면 계약 관계도 생긴다. 수익 분배에 대한 문제도 있고. 현장에서는 감독님과 스태프가 어떻게 일하고, 촬영 중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한국 영화가 오래 이어져오면서 만들어졌다. 이 사건은 각각의 과정에서 문제가 조금씩 있었다. 투명하지 않고 충분하게 의견이 교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이 커졌다. 3년 가까이 보면서 이러한 지점을 파악을 했다. 이런 과정을 잘 아는 영화계에서 보면 잘 보일 것이다.

Q: 검증 결과가 빨리 나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조: 빨리한다고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또 옳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 무엇보다 그 시간은 예측을 할 수가 없다. 정확한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Q: 앞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측은 조덕제와 만난다는 것이 언론에 공개된 후 약속을 취소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측은 조덕제와 취재진과의 만남을 알고 있는가?
조: 나는 재판 중에 있는 사람이라 몸가짐이나 태도가 중요하다. 혹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은 조심할 수밖에 없다. 협회 측에 취재진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는 것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 협회 측에서 '양측을 만났고,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는 이야기는 해도 된다고 했다.

Q: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의 만남으로 가장 기대하는 것은?
조: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양측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길 바랐는데, 그런 장치가 없었다. 중재자가 필요하다. 그런 시스템이나 장치가 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컸다.

Q: 다음 '스텝'에 관한 이야기는?
조: 협회 측도 고민을 하고 있다. 다른 단체들과 공조해서 (검증 절차를) 만들어 가지 않을까. 공개토론이든 방청회가 되든 검증을 하면 나 뿐만 아니라 여배우나 감독님도 적극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 협회 측이 지금 당장 '뭘 하겠습니다'라고 말씀은 못했지만 의지는 보여줬다. 자연인 조덕제로서는 대법원에 판단을 맡긴다면, 배우로서는 영화계의 판단을 받고 싶다. 무엇보다 비밀스럽게 진행하고 싶지 않다.

Q: 사건을 진행하면서 연기에 대한 갈망도 커졌을 것 같은데?
조: 다행히 같이 하자는 감독님들이 있다. 현재 여러 작품을 보고 있다. 그 점은 정말 감사하다. 20년 간 배우 일을 하면서도 팬카페가 없었는데 600명 정도의 팬이 생겼다. 나의 일을 본인 일처럼 가슴 아파해주고, 공감하고, 지치지 말고 힘내라고, 버텨달라고 당부의 말을 해줬다. 그분들에게 큰 에너지를 받고 있다.

소송을 3년 겪었지만 작품 활동을 전혀 안 한 건 아니다. 사건 기록을 보고 있으면 힘이 들지만 대본을 보면 그제야 숨이 쉬어진다. 연기에 대한 갈증과 목마름이 크다. 팬카페 회원들께서 빨리 연기에 복귀하길 응원해주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응원과 격려에 누가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내 숙명이고 사명이다. 내 인생을 같이 공유하면서,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

이번 사건은 2015년 4월 여배우 A가 저예산 영화 촬영 중 상호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역인 조덕제가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며 그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신고하면서 발발됐다. 1심에서 조덕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 재판부는 조덕재에 대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주문했다. 조덕제는 곧바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검찰 측 역시 상고장을 제출, 양측의 쌍방 상고로 이번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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