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사이타마 친선경기 2-0 승리 때 출전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출전을 앞둔 차두리, 김남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가 7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1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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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뉴스1) 임성일 기자 = 김남일과 차두리. 그리고 염기훈과 이근호. 이들은 현재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참가하고 있는 신태용호의 일원이다. 김남일과 차두리는 코치로 함께 하고 있으며 염기훈과 이근호는 팀의 맏형 겪이다.
지금이야 지도자와 선수의 관계지만 나이 차이가 크지 않기에 같이 필드를 누빈 시간이 적잖다. 대표팀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다. 그리고 또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마지막 한일전 승리'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는 점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6일 오후 7시15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일본을 상대로 대회 최종 3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1차전에서 중국과 2-2로 비겼고, 2차전에서 북한을 1-0으로 꺾고 1승1무로 2위에 올라있다. 일본은 2연승이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팀이 결정된다.
언제 어느 때고 한일전은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다. 가위바위보라도 이기라 했다니 종목을 가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백미는 역시 '축구 한일전'이다. 이번에는 사실상 결승전으로 펼쳐지는 맞대결이니 더더욱 많은 시선이 향하고 있다. 최근 한일전에서 좀처럼 이기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터라 팬들의 갈증은 더 심하다.
이번 경기는 통산 78번째 한일전이다. 역대전적은 77전 40승23무14패, 한국의 우위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최근 5번의 한일전에서는 3무2패로 밀리고 있다.
심지어 2011년 8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는 0-3으로 완패하면서 '삿포로 참사'라는 표현까지 들어야했고 2011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는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0-3으로 무너져 결승 진출에 좌절했다. 공식전 승부차기 결과가 무승부로 잡히기에 3무2패지, 사실상 2무3패와 다름없다.
한국이 일본에게 마지막으로 이긴 기억을 찾으려면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2010년 5월24일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친선경기였는데, 당시 한국은 '캡틴' 박지성의 선제 결승골과 박주영의 추가골을 묶어 2-0 완승을 거뒀다. 골을 넣은 뒤 경기장을 채운 일본 팬들을 바라보면서 '산책 세리머니'가 나왔던 그 경기다.
대표팀 공격수 김신욱은 "최근 일본전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모든 선수들이 알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그 징크스를 깨겠다"고 전의를 불태웠고 미드필더 이재성은 "일본전이 결승전처럼 되면서 더더욱 결과가 중요해졌다. 반드시 승리해서 팬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일본과의 경기를 앞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근호가 13일 오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17.12.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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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1, 2차전 내용과 결과가 썩 좋진 않았고 우승 타이틀까지 걸려 있으니 이번 경기에 대한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 없다. 신태용 감독도 "이번 경기는 내용보단 결과"라고 방점을 찍었다. 누군가는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해야한다. 일단 그때의 기억을 직접 알고 있는 이들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 4명을 주목하는 이유다.
당시 염기훈과 이근호와 차두리는 스타팅으로 나섰다가 후반에 교체 아웃됐고 김남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후반에 투입됐다. 모두가 마지막 한일전 승리를 몸으로 체험했고 지금까지 가슴으로 기억한다. 당시 뛴 이들을 특별히 다시 조명하는 것은 이들이 해야할 일이 분명히 있는 까닭이다.
이번 대회에 단장 자격으로 함께 하고 있는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왜 후배들이라고 이기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한일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 때와 똑같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옆에서 더 부추길 필요는 있다. 반드시 이겨야한다고,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옆에서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염기훈과 이근호는 실제로 필드에서 뛰면서 솔선수범할 수 있는 고참들이다. 컨디션이 살짝 좋지 않았던 이근호를 아낀 것은 어쩌면 한일전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김남일 코치와 차두리 코치는 직접 뛸 수 없으나 최영일 단장의 말처럼 옆에서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인물들이다. 두 선수 모두 승부욕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이들이다.
가뜩이나 한국 축구가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한일전이다. 중요한 분수령이다. 이 고비를 넘어야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을 시작할 수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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