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여자부 북한 이어 남자부 한국도 16일 일본과 결승전
15일 오후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북한과 일본의 여자 축구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북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대회 3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2017.12.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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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뉴스1) 임성일 기자 = 홈에서 경기를 하는 팀은 아무래도 유리하다. 익숙한 환경부터 자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상대보다 득이 될 조건들이 많다. 수준 높은 팀들이 참가하는 메이저 대회에서도 홈 이점을 등에 업은 개최국이 놀랄만한 성적을 거두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이유다. 다른 나라 예를 들 것도 없다. 한국도 2002년 월드컵 때 4강이라는 기적을 썼다.
그렇기 때문에 적진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더 높은 집중력과 강인한 투지가 필요함이 당연하다. 엇비슷한 전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불가능한 것은 없다. 북한 여자축구가 그것을 보여줬다. 가능하다. 이제 신태용호 차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6일 오후 7시15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할리호지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일본을 상대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을 갖는다. 대회 결승전 같은 무대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팀이 가려진다. 2승을 쌓고 있는 일본은 비겨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1승1무의 한국은 무조건 승리해야 지난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전력차가 크지 않다. 두 나라 모두 아시아 예선을 통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나라다. FIFA 랭킹도 일본 55위, 한국 59위다. 전통의 라이벌이자 영원한 맞적수니 언제 어느 때고 쉽게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대회가 펼쳐지는 곳은 일본이다. 어떤 형태로든 일본 쪽에 유리함이 있다.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일본과의 경기를 앞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오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17.12.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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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로 전날 열린 여자부 결승에서 같은 조건을 극복해낸 이들이 있다. 바로 북한 여자대표팀으로, 지바현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여자부 최종전에서 김윤미와 리향심의 연속골을 묶어 2-0 승리를 거뒀다. 안팎으로 당당했다.
스탠드 일부를 붉게 물들였던 북한 응원단은, 인원은 홈 팬들에 비해 부족했지만 뜨거운 구호와 함성으로 장외 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리고 팬들의 기운을 등에 업은 북한대표팀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일본을 압박했다. 후반 20분과 후반 37분의 득점 장면을 포함, 후반은 완전히 북한의 경기였다.
김광민 북한대표팀 감독은 "일본 선수들은 개인기가 좋다. 개별 능력이 높은 팀에 맞서 우리는 높은 정신력과 집단력으로 대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전은 잘 안됐다. 우리 선수들의 경험이 적어 준비한 것을 잘 못 보여줬다"고 고백했다. 불필요하게 수비에 치중했다는 뜻이었다. 그는 "전반전 마치고 휴식시간에 선수들에게 물었다. 직접 해보니 우리가 우세하지 않느냐고. 선수들도 일본 '일 없다' 하더라. 그래 그러면 후반은 당당히 공격하라고 했다. 그 주문을 잘 따라줬다"고 승리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한국이 참고할 대목이다.
조건은 여자부 북한과 유사하다. 남자부 일본 역시 개개인의 기술이 좋고 깔끔한 패스 플레이가 돋보이는 팀이다. 그들과 맞서기 위해서는 북한여자축구가 그랬듯이 근성과 집중력을 포함한 정신력 그리고 거친 것을 꺼려하는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한 투쟁심이 필요하다. 신태용 감독은 "일본전은 내용보다 결과"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경기는 투박해도 잡아야한다.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77전 40승23무14패로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번의 대결은 3무2패로 밀린다. 7년 전 마지막 승리를 빨리 재현해야한다. 생각해보면 '박지성 산책 세리머니'로 각인된 한일전 마지막 승리도 2010년 5월 일본 사이타마서 열린 경기다. 호랑이굴에 들어갔어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선배들과 북한 여자축구가 보여줬다. 이제 신태용호 차례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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