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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팝인터뷰]양동근 "'보그맘', 기대 많이 한 만큼 더욱 아쉬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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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고승아 기자]가장 잘하는 것을 들고 돌아왔다. 능청스럽고 개성 있는 연기의 대명사 배우 양동근이 이번에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 빛을 발한 것. 지난 2000년 '논스톱', '뉴논스톱' 이후 오랜만에 예능드라마 '보그맘'으로 돌아와 자신의 색을 더했다.

양동근은 MBC '보그맘'(극본 박은정 최우주, 연출 선혜윤)에서 천재 로봇 개발자 최고봉 역으로 분해 보그맘(박한별 분)의 개발자이자 '츤데레' 남편으로 변신했다.

'보그맘'은 한 천재 로봇 개발자 최고봉 손에서 태어난 AI 휴머노이드 로봇 아내이자 엄마인 보그맘이 아들이 입학한 럭셔리 버킹검 유치원에 입성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은 예능 드라마로 유쾌한 사회 풍자극을 표방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양동근은 '보그맘' 종영 소감부터 자식을 생각하는 남다른 마음까지 털어놨다.

"기대를 많이 한 만큼 너무 아쉽다. 사이보그라는 소재가 신선하다 보니까 보여줄 게 많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처음에 시즌제 얘기도 나왔지만 지금은 모호해졌고, 그래서 더욱 아쉽다. 12회에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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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같은 예능드라마였다. 그저 웃음만 주기보다는 처음 시도하는 사이보그 소재를 녹여내야 했고, 사회 풍자도 하며 그 의미도 드러내야 했다. 양동근이 '보그맘'을 택한 이유가 바로 이 점이었다.

양동근은 "보통 영화에 등장하는 소재인 사이보그가 저희 '보그맘'을 통해 처음 시도하는 작품이라 정말 좋았다. 여기에 아이들하고 나오는 드라마, 중간에는 '섹스앤더시티'를 방불케 하는 소재까지, 굉장히 여러 스펙트럼이 담겨 있고 여러 가지를 함축하고 있는 드라마라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제가 아이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부분에 봉착하게 되더라. 유치원 문제, 실제로 어린이집 들어가는데 자리가 없고 몇 달간 줄 서야 하고 그런다. 이런 현실을 적나라하면서도 재밌게 드러냈다. 엘레강스맘들이 표현한 게 좋았고, 연기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양동근이 맡은 최고봉은 로봇인 보그맘과 특별한 소통이 필요했다. 극 초반 AI 로봇을 개발시킨 개발자 역할로 다소 딱딱한 관계였다면 점차 마음을 열고 사랑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었다.

그는 "사실 로봇과 사랑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근데 막상 받아 보니 로봇과의 사랑으로 흘러가더라. 힘든 정서라고 생각은 했지만 촬영을 하면서 제 개인적인 생각보다는 작가님과 감독님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에 충실하게 보여주자고 다짐했다.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은 되지만 그래도 극에서는 연기니까 편하게 했다. 이걸 통해서 전하려는 따뜻함이 있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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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호흡을 맞춘 박한별에 대해 "그 친구가 그렇게 몸이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캐릭터에 대해 항상 준비를 많이 해왔다. 그래서 전혀 호흡에 지장이 없었다. 성격도 굉장히 좋고 털털하더라. 저는 현장에서 말도 잘 안 하는데 오히려 그 친구가 말도 잘 하고 저를 편하게 해줬다. 저를 불편했을 텐데 현장을 더 편하게 리드해줬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시트콤의 제왕'이라는 수식어도 입증했다. 오래전이지만 '논스톱', '뉴논스톱'에서 '구리구리 양동구리'라는 유행어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박혀있을 정도. 2002년 MBC '네 멋대로 해라'의 고복수는 그의 인생캐릭터나 다름없다. 여기에 '보그맘' 최고봉을 새겨넣었다.

"'시트콤의 제왕' 이렇게 써주신 걸 보고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런데 처음에는 '보그맘'이 시트콤 같지만 예능국에서 하는 예능드라마라는 정의에 대해 혼란스러웠고 그냥 그렇게 정의를 내렸다. 여러모로 제왕이라고 까지 말씀 듣는 거 자체가 감사하다. 사실 시트콤과 드라마가 섞여 확실히 힘들었다. 약간의 코믹 연기도, 정극 연기도 해야 했기에 제게는 도전할 수 있는 장르였다."

이렇듯 남다른 의미를 지녔을 2017년을 양동근은 어떻게 되돌아봤을까. '연기와 음악 분야에서 정점에 있다 점차 내려오는 중인 것 같다'는 물음에 그는 공감하며 속내를 털어놨다.

"정확하게 저를 보신 것 같다. 20대 때 드라마 시트콤, 앨범 다 너무 위에 있었다 정점을 찍었는데 내려오는 게 뭔가를 뼈저리게 시리도록 저릿저릿하게 느끼며 시간을 보냈다. 물론 놀았던 건 아니고 조금씩 보여줘서 잘하고 있구나 생각하지만, 그래도 뼈 시리도록 (내려오는걸)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예전에는 잘 살 생각을 하고 했는데 요즘에는 잘 죽을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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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인생작, 인생캐로 꼽히는 '네 멋대로 해라'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양동근은 "어딜가나 '네 멋' 얘기를 들었다. 더이상 좋은 작품은 필요 없다, 이 작품 하나면 됐다, 이런 생각이 크다. 그 이상은 나올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연기할 수도 없고 그런 구성을 만날 수도 없더라. 그래서 저는 비교하지 않고 거기에 두 손을 들어버렸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이처럼 양동근은 오히려 더 유쾌해지고 더 '열어놓는' 사람이 됐다. 주변 환경도 많이 작용한 터. 배우와 가수에서 이제는 남편이자 아빠의 역할도 맡게 된 양동근. 일상이 연기관과 가치관에도 영향을 끼치며 달라진 속내를 고백했다.

"예전에 형식적으로 연기를 하시던 선배와 선생님들을 보며 했던 생각들도 변했다. 가정이 생기면서 일터에서 연기를 하시는 게 어떤 처절함을 떠안고 계셨던 거구나. 이런 것들을 알아 가는 재미를 찾았다. 나는 어떤 배우일까 생각을 했는데, 이제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 어렸을 때는 저를 가둬놓고 살았는데 이제는 방향성을 열고 흘러가는 대로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저를 더 지켜봐 주셔야 한다."

사진=iMBC,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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