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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손흥민 vs 실바…12월의 선수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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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은 매월 '이달의 선수'와 '이달의 감독'을 선정해 시상한다. 1994년 8월 이 상이 제정된 후 세 번 이상 수상한 선수는 17명인데 현역으로는 웨인 루니(에버턴)과 해리 케인(토트넘·이상 5회), 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 시티·4회), 애슐리 영(맨체스터 유나이티드·3회)까지 4명뿐이다. EPL 진출 3시즌 만에 이들과 같은 반열에 오르려 도전하는 손흥민(토트넘)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9월과 올해 4월 한 시즌에 두 번이나 이 상을 받은 손흥민은 내친김에 12월의 주인공도 노려본다. 일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손흥민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경기에서 2대0 승리를 만드는 헤딩골을 넣으며 뜨거운 골감각을 과시했다. 3일 왓포드전, 10일 스토크전에 이은 리그 3경기 연속골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하면 4경기 연속 골행진이다. 영국 스포츠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매기는 EPL 파워랭킹에서도 어느덧 6위까지 솟아올랐다.

그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상은 없는 법. 손흥민이 이달의 선수상을 얻기 위해서는 경쟁자들을 넘어야 한다. 13골로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집트 왕자' 모하메드 살라흐(리버풀), '돌격대장' 리야드 마레즈(레스터시티) 등 쟁쟁한 선수들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일단 당장 이번 주말 만나야 하는 맨시티, 그중에서도 특히 스페인 출신 베테랑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를 이겨내야 한다.

실바는 15연승으로 EPL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하며 선두를 질주하는 맨시티의 핵심이다. 170㎝ 작은 키에 왜소한 몸매에도 불구하고 간결한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 실력을 갖춰 현지 팬들에게 '메를린(아서왕의 마법사)'이라는 별명을 얻은 선수가 바로 실바다. 맨시티의 광팬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 로커 노엘 갤러거가 "실바라면 내 아내와 잠자리를 해도 된다"고까지 말했을 정도이니 그에 대한 맨시티 팬들의 지지가 어느 수준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실바는 지난 시즌 4골, 지지난 시즌 2골로 직접 슈팅을 많이 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패스 하나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듣는다. 올 시즌 어시스트 공동 1위(8개)에도 그의 이름이 적혀 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올 12월 들어서만 4골을 폭발시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실바 본인은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하기 위해 전진할 뿐"이라며 기록에 큰 관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잉글랜드 대표팀 스트라이커 출신인 BBC 해설위원 앨런 시어러는 "우리는 실바의 마법을 보고 있다"고 평했고, 역시 잉글랜드 골잡이였던 게리 리네커도 "잠을 안 자고도 볼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결국 이대로 맨시티의 연승 질주가 계속된다면 수상이 가장 유력한 선수는 실바다. 손흥민과 토트넘이 이번 주말 승리를 갈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행인 점은 토트넘이 맨시티를 상대로 강세를 보여왔다는 사실이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맨시티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했다. 당시에도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맨시티에 첫 패배를 안긴 팀이 토트넘이었고, 손흥민 역시 2대2로 비긴 경기에서 골을 넣은 바 있다.

이를 기억하고 있는 손흥민은 영국 라디오 토크스포트와 인터뷰하며 "축구는 11명 대 11명이 싸운다. 공은 하나고 모든 선수가 다리 두 개를 가지고 있다"며 "15연승을 달리고 있는 맨시티의 부담감이 더 클 것이기에 우리는 플레이를 하면서 즐기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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