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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美 `스노보드 천재`들 평창 앞두고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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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는 그 자체로 눈 위에서 서핑을 즐기듯 자유를 만끽하는 스포츠이지만 그중에서도 가로로 자른 원통처럼 생긴 경기장에서 기술을 겨루는 하프파이프 경기가 백미로 꼽힌다. 공중에서 몇 차례고 회전을 펼치다 보니 '설원의 서커스'라고 불릴 정도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두 명의 남녀 미국 선수 클로이 김(17)과 숀 화이트(31)에게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이유다.

두 선수 모두 남녀 최초로 100점 만점을 받아본 최고의 보더들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화이트가 2012년 X게임에서 세계 최초로 100점을 받았고, 클로이 김은 작년 2월 US 스노보딩 그랑프리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2연속 '백투백 1080도 회전'(연속 3회전 점프 기술)에 성공하며 100점을 받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그런데 최근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대표팀 선발전에서 '천재 소녀' 클로이 김이 순항하고 있는 반면 '전설' 화이트가 고전하고 있어서다. 이대로라면 평창 메달 판도가 흔들릴지도 모른다.

첫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클로이 김에게는 별 문제가 없다. 한국 이민자 출신인 클로이 김은 네 살 때 처음 스노보드를 타서 여섯 살 때 미국 내셔널 챔피언십 주니어부 3위를 차지한 그야말로 '천재'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연령 제한 때문에 나서지 못했지만 지난해 릴레함메르 유스 올림픽에서는 미국 대표팀 기수를 맡았고, 하프파이프와 슬로프스타일 두 종목 모두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당연히 평창에서도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클로이 김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브레킨리지에서 열린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 예선에서 93.33점을 받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네 차례 열리는 선발전 중 이제 고작 2차지만 1차 선발전에서 이미 우승을 차지했기에 16일 열리는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평창 티켓을 곧바로 손에 쥘 수 있다.

그러나 화이트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스노보드 최고 반열에 오른 화이트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엉덩방아 실수로 4위에 그쳐 명예 회복만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런데 또 실수가 나왔다. 이날 경기 중 넘어진 화이트는 14위에 그치며 결선 진출조차도 실패했다.

물론 아직 화이트의 평창 출전을 의심하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3·4차 선발전에서 자력으로 평창 티켓을 획득할 기회가 남아 있고 또 최악의 경우에도 대표팀 코치들이 임의 선발권 한 장을 가지고 있기에 여전히 출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난주 1차 선발전 당시에도 3위에 그쳤던 화이트가 올겨울 내내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평창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를 일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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