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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PGA 상금, LPGA 4배…"불평등 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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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영국 공영방송 BBC는 남녀 스포츠 선수들의 상금 격차를 조사해 발표한 적이 있다. 44개 종목 중 35개 종목에서 남녀 선수의 '상금 평등'이 실천되고 있었지만 골프는 축구와 함께 남녀 선수의 상금 차이가 심한 종목에 들어 있었다.

당시 '옛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BBC와 인터뷰하면서 "스포츠는 비즈니스 세계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불행하게도 비즈니스 세계에서 많은 여자가 같은 일을 하고도 남자보다 항상 돈을 덜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LPGA투어에서 통산 31승을 거둔 '골프 전설' 줄리 잉크스터(미국)도 "여자골프 선수로서 늘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고 이 사실은 나를 화나게 한다"고 했다.

프로골프 세계에서 현실은 과연 어느 정도 차이가 나고 있을까. 골프 인터넷 사이트인 골프매직닷컴은 올해 미국 남녀골프 상금 '톱10'을 비교하는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올해 남자골프 상금 톱10은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 마쓰야마 히데키, 욘 람, 리키 파울러, 마크 리슈먼, 브룩스 켑카, 케빈 키스너, 브라이언 하먼 순이다. 여자골프 상금 톱10은 박성현, 유소연, 렉시 톰프슨, 펑산산, 에리야 쭈타누깐, 브룩 헨더슨, 크리스티 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모리야 쭈타누깐, 그리고 김세영이다.

각 투어 상금 톱10이 벌어들인 상금 총액은 PGA투어 6932만6557달러, LPGA투어 1632만6557달러였다. 톱랭커만 따졌을 때 남자가 4배 이상 받는 셈이다. 상금 톱10의 '1타당 샷' 상금에서도 남자 1141달러, 여자 274달러로 차이가 컸다.

골프매직닷컴은 두 투어 상금 차이를 비교하면서 놀라운 사실 세 가지를 소개했다. 일단 여자골프 상금 5위 에리야 쭈타누깐보다 올해 수입이 많은 남자골퍼 캐디가 2명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로리 매킬로이의 전 캐디 J P 피츠제럴드와 더스틴 존슨의 캐디 오스틴 존슨은 올해 각각 165만달러와 160만달러를 벌었다. 쭈타누깐의 상금은 154만달러였다.

두 번째는 남자골퍼 41위인 캐나다의 맥 휴스가 LPGA 상금왕(233만5883달러) 박성현보다 더 많은 상금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휴스는 올해 RSM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리는 등의 활약으로 235만5553달러를 벌었다.

마지막으로 PGA 상금 86위(127만8568달러)인 미국의 모건 호프만의 상금이 LPGA 상금 10위(127만8166달러)인 김세영보다 많은 사실도 소개했다.

기사는 과연 남자골퍼가 여자골퍼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게 합당한지 각 부문 실력 차이를 소개하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일단 상금 톱10의 티샷 거리 차이가 꽤 컸다. 남자가 301.88야드, 여자는 260.11야드였다. 무려 41.77야드를 더 날리는 꼴이다.

하지만 정확도에서는 여자골퍼들이 더 좋았다. 페어웨이 적중률에서는 여자(74.87%)가 남자(59.75%)보다 월등했고 그린적중률에서도 여자(74.7%)가 남자(67.2%)를 압도했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에서는 남자(28.62개)가 여자(29.57개)를 조금 앞섰다.

스코어는 정말 팽팽했다. '69.6타의 PGA'와 '69.8타의 LPGA' 사이에 0.2타밖에 차이 나지 않았고 버디나 그 이상 스코어를 치는 수치에서도 남자 4.2개, 여자 4.1개로 비슷했다.

LPGA는 14일 내년 총상금 규모가 6875만달러(약 751억원)로 2017시즌의 6550만달러보다 325만달러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고 발표했다. LPGA 커미셔너인 마이크 완은 "지난 6년 동안 LPGA 수익이 90% 늘었고, 지난 8년 총상금도 80% 증액됐다"며 꾸준히 여자골프가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여전히 남녀 차이가 심하지만 그 격차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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