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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RE:TV]"다 없던 일?" '블랙' 개연성 구멍난 '황당'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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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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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판타지 드라마라고 개연성이 없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블랙'의 결말에 시청자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연성을 실종한 스토리에 다소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배우들의 노인 분장 연기 때문이다.

10일 방송된 OCN 주말드라마 '블랙'(극본 최란/연출 김홍선 고재현)에서 블랙(송승헌 분)이 강하람(고아라 분)을 살리기 위해 인간을 죽였고 저승에서 존재조차 소멸하고 말았다. 강하람은 죽은 후에야 블랙을 만났다.

블랙은 강하람에 대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묻기로 했다. 강하람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블랙은 김영석의 죽음을 목격하고 '테이프'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김준이 우연히 김영석의 집에서 이 테이프를 발견했고, 그 테이프를 강하람과 함께 숨긴 타임캡슐 안에 넣어놨던 것.

블랙은 기억을 더듬어 타임캡슐을 찾으러 갔지만 이미 강하람이 가져간 후였다. 테이프의 존재를 알게 된 강하람은 국회의원 최근호 일당에게 쫓겨 죽음의 위협에 처했다. 이를 알게 된 블랙은 강하람을 구하기 위해 최근호 일당을 모두 죽였다.

블랙은 자신이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고 있는 강하람을 위해 그의 기억을 지우고 이승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강하람은 우연히 경찰들과의 대화에서 한무강이 외국에 나간 기록이 없다는 것, 해안가 CCTV에서 한무강이 자살하는(이승에서 사라지는) 모습이 찍힌 것, 어린 시절 김준을 죽인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인간을 죽인 죄를 받게 된 블랙은 강하람이 모든 진실을 알았다는 것을 알고 소멸형이 아닌, 원래 존재하지 않는 '무(無)'의 형벌을 내려 달라 말했다. 강하람이 자신 때문에 불행하게 살 것이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충격에 빠진 강하람은 한무강이 사라진 바로 그 해안가에서 바다에 몸을 던졌지만, 블랙이 '존재조차 하지 않는' 형벌을 받게 되자,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었다. 평온한 인생을 지나 죽음을 눈앞에 둔 노년에 레오(김재영 분)로부터 '블랙'을 내용과 같은 저승사자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후 그가 죽은 후에야 블랙을 다시 만나 "이제야 기억하게 돼 미안하다"고 말했다.

마지막회는 지나치게 친절하고 지나치게 불친절했다. 꼭 필요한 장면에 대한 설명은 '우연'에 기댔고, 불필요한 장면은 지나치게 세세하게 설명했다. 현실성보다는 볼거리에 치중하는 판타지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개연성이 실종된 전개가 실망감을 안겼다.

지금까지 이어온 주요 스토리의 중요한 장치가 '우연'으로 풀렸다는 점이다. 강하람이 김준의 죽음, 한무강의 죽음을 '어쩌다' 듣게 되는 것도 황당했고, 횟집이 즐비한 곳도 아닌 황량한 바닷가 절벽에 CCTV가 있다는 설정도 이해하지 못할 장면이었다.

'소멸'이 아닌, 태초에 존재하지 않는 형벌이라던 블랙이 강하람의 죽음 이후에 다시 나타날 수 있는 이유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특히 엔딩을 위해 노인 분장을 한 고아라, 김재영 장면은 비주얼적인 충격도 컸지만, 이 모든 내용을 하나의 떠도는 이야기처럼 전달한 것 역시 시청자들이 납득하기에는 무리수였다. 18회 동안 수많은 인물들이 죽고 죽이며 달려온 이유가 무엇인지 당혹스러운 순간이었다. 이것은 새드도, 해피도 아닌 '황당'엔딩이었다.

한편 '블랙' 후속으로 박중훈 주진모 양익준 김무열 지수 주연의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가 방송된다.
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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