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대회 1차전 2-2 비겨
수비 정예멤버 뛰고도 선제골 허용
최근 A매치서 경기당 2.2골 내줘
인터넷선 “월드컵 어쩌려고” 걱정
내일 오후 4시 30분 남북 대결
한국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중앙수비 장현수(오른쪽에서 둘째)가 지난 9일 중국과 경기에서 2실점하며 비긴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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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비는 중국 1.5군을 상대로도 뻥뻥 뚫렸다. 이런 실력으로 독일의 토마스 뮐러(28·바이에른 뮌헨), 멕시코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9·웨스트햄), 스웨덴의 에밀 포르스베리(26·라이프치히)를 어떻게 막나?”
9일 한국과 중국의 축구경기가 끝난 뒤 한 축구팬이 포털 사이트에 남긴 글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지난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E-1챔피언십(동아시아 남녀 4개국 축구대회) 1차전에서 중국과 2-2로 비겼다.
한국 수비는 전반 9분 패스길을 차단하지 못한채 웨이스하오에 선제골을 내줬다. 2-1로 앞선 후반 31분에는 크로스 낙하지점을 포착하지 못해 위다바오에게 헤딩골을 허용했다. 마르첼로 리피(69·이탈리아) 중국 감독은 후반에 포백 대신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고 한국 수비를 농락했다.
중국축구대표팀 웨이스하오(오른쪽에서 둘째)가 지난 9일 한국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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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3세 이하 선수 중심의 2진급 멤버를 기용하고도 우리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 ‘공한증(恐韓症·한국을 두려워하는 현상)’은 이제 옛말이 됐다. 한국은 지난 3월 월드컵 예선 0-1 패배를 포함해 2010년 이후 중국과 2승2무2패를 기록 중이다. 중국 공격수 출신 하오 하이동(47)은 “더 이상 공한증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축구팬이 지난 9일 한국과 중국의 축구경기가 열린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스타디움에서 중국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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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이 지정한 A매치 데이가 아니라서 유럽 리그에서 뛰는 공격수들은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비는 정예 멤버다. 포백 김진수(25·전북)-장현수(26·FC도쿄)-권경원(25·톈진 취안젠)-최철순(30·전북)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 수비를 책임질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도 못한 중국을 상대로 ‘자동문’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은 최근 A매치 5경기에서 11실점했다. 경기당 평균 2.2골을 내줬다는 이야기다.
러시아월드컵에서는 더 막강한 화력을 지닌 독일·멕시코·스웨덴을 상대해야 한다. 독일 미드필더 뮐러는 월드컵에서만 10골을 터뜨렸다. 멕시코 공격수 에르난데스는 한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활약한 골잡이다. 스웨덴 미드필더 포르스베리는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도움왕(19개)이다.
한국축구대표팀 중앙수비 장현수(왼쪽)가 지난 9일 중국과 경기에서 상대선수와 몸싸움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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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국 수비는 후반부로 갈수록 라인 간격 유지가 안되는 약점을 드러냈다. 체력이 약한 탓에 패스미스도 잦았다”며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전방부터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야한다. 월드컵에서는 11명 전원이 박지성(36)처럼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선 SPOTV 해설위원은 “중국 2진급 공격수들도 막지 못하는 수비 실력으로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 초반 10분과 막판 30분간 수비의 불안했던 모습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스웨덴에는 빠른 속도, 멕시코에는 강한 압박 같은 상대팀에 따른 맞춤형 수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나마 10일 유럽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 공격수들이 소속팀에서 골 소식을 전해온 게 위안거리였다. 잉글랜드 토트넘 손흥민(25)은 스토크시티전에서 3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프랑스 트루아에서 뛰는 석현준(26)은 모나코와 경기에서 시즌 4·5호골을 기록했다.
북한 골키퍼 이명국.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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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2일 오후 4시30분 북한과 2차전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북한은 일본과의 1차전에서 종료 직전 골을 내줘 0-1로 석패했다. 세계적인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에 빗대 ‘북폰(북한+부폰)’이란 별명을 가진 골키퍼 이명국(31·평양시체육단)을 뚫어야 한다.
이에 앞서 한국여자축구대표팀도 11일 오후 4시10분 북한과 남북대결을 벌인다. 한국은 1차전에서 일본에 2-3으로 졌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북한은 중국을 2-0으로 눌렀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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