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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어릴 때 체벌 받으면 성인이 돼 '데이트 폭력' 저지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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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게티이미지


어린 시절 체벌을 경험하면 성인이 돼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 위험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가정 내 훈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벼운 체벌이라도 이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주먹이나 벨트, 막대기 등으로 때려 멍 자국이 남는 등 눈에 띌 정도의 강한 ‘신체적 학대(physical abuse)’를 받았던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더 폭력적인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발표된 바 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의대 정신과 제프 템플 교수팀은 훈육 목적으로 막대기나 손바닥 등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등의 가벼운 체벌을 경험하면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미국 텍사스주 19~20세 남녀 청소년 7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9%는 어릴 때 체벌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전체의 19%가 데이트 상대방에게 폭력적 행동을 한 일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체벌 경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 위험이 평균 29%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나이, 인종, 신체적 학대 경험, 성(性) 학대 경험 등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다른 요인들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연구팀은 “이는 아동학대를 경험했든 아니든 간에 부모가 자녀에게 체벌만 하더라도 성인이 돼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템플 교수는 “어린이에겐 부모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사회적 규범과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을 부모에게서 배운다”며 “이를 배울 시기에 겪는 체벌은 사랑과 폭력 간의 경계에 대한 혼란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갈등과 분쟁을 푸는 방법을 체벌로 배운다면 나중에 파트너와 관계에서도 이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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