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한화 외야수 김원석(28)이 부적절한 언사로 결국 방출 처리됐다. 공개적인 자리가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다이렉트 메시지가 방출로 이어진 것은 프로야구 역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갈수록 SNS의 폐해가 공론화되는 양상이다.
지인과의 SNS 대화에서 막말을 한 것이 드러난 김원석은 20일 한화로부터 방출됐다. 한화는 “사적 공간인 SNS 개인 대화일지라도 부적절한 대화내용이 유포된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중징계 사유를 밝혔다. 김원석은 신분상 어느 팀과도 계약이 가능하지만 이미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를 선수를 품을 팀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수 생명의 기로에 섰다.
김원석의 막말 대상은 다양했다. 감독 및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팀, 그리고 일부 치어리더들에게도 막말의 화살이 향했다. 한화는 이를 인지하고 지난 미야자키 교육리그 중 김원석에게 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그 후 문재인 대통령, 전태일 열사 등에 대한 조롱성 멘트까지 한 것으로 추가 폭로됐다. 사태가 여기까지 오자 더 이상 안고 갈 수 없었다.
SNS는 대중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계정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주로 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용도로 쓴다. 야구선수들은 2월 캠프부터 11월 마무리훈련까지 10개월 동안 일반인들에 비해 훨씬 더 통제된 생활을 한다. 그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는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 사용하면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가 된다는 것이 이번 사례를 통해 드러났다.
SNS가 대중화된 것이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은 만큼 이런 논란은 최근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밀도가 높다는 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문제다. 앞으로도 유사 사태가 계속 벌어질 것이라 우려하는 이유다.
2015년 장성우(kt)는 여자친구와의 메시지에서 프로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을 비하하는 내용을 썼다가 이것이 공개돼 법정까지 갔다. 결국 불구속 기소 처분까지 이어졌고 kt는 장성우에 2016년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KBO로부터도 사회봉사 징계를 따로 받았다.
당시 장성우는 촉망받는 포수였고, 10년 포수를 구하고자 했던 kt는 대형 트레이드로 장성우를 영입한 상황이라 이래나 저래나 충격이 컸다. 장성우는 자숙의 시간을 거쳐 그라운드로 돌아왔으나 영입 당시, 그리고 원래 자신이 받았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2015년에는 KIA 윤완주가 SNS에 부적절한 글을 게시해 팀으로부터 3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윤완주는 인스타그램 메시지에서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일베 성향’의 단어를 썼다가 누리꾼들의 지탄을 받고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도 유난히 사건이 많았다. KIA 이진영도 자신의 SNS에 막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진영은 “내가 쓴 글이 아니다. 확인 결과 내 페이스북 ID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친한 지인이 썼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으나 누리꾼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여론이 다수였다. 이진영도 결국 1군에서 제외됐다.
두산 최주환 또한 SNS상에서 팬들과 불필요한 언쟁을 벌여 논란이 됐고 결국 “생각이 짧았던 부분이 많았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할 때 조심해야 한다고 느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더 반성하고 조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이어진 SNS 잔혹사는 2017년 말 김원석의 막말로 정점을 찍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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