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도쿄 이혜진 기자]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
소리 없이 강한 ‘맏형’ 장필준(삼성)이다. 장필준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막내’ 이정후(넥센)과는 10살 차이가 난다. 프로 3년차 이하 자격으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러나 형님의 권위를 내세우는 모습은 쉬이 찾아볼 수 없다. 뒤에서 묵묵히 중심을 잡아줄 뿐이다. 장필준은 “나이가 더 많다고 해서 특별한 건 없다. 감투 쓰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번 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다소 많은 훈련량에도 누구 하나 싫은 내색 없이, 오히려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임했다. 장필준은 “동생들이 잘 따라 와줬기 때문에 특별히 통제하거나 지시할 사항은 없었고, 그럴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각자 준비를 잘한 것 같다. (실전 대회에서도) 잘해 주리라 믿는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필준은 시속 150㎞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천안북일고 시절 김광현(SK)과 함께 고교 최고 투수로 군림하기도 했다. 다만 프로무대에 서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긴 방황의 시간을 겪었다. 2006년 한화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지만, 상무 입대를 택했다. 이후 야심차게 선택한 미국행은 결국 실패로 끝이 났다. 설상가상 2013년 팔꿈치 수술까지 받았다. 2015년에야 KBO리그에 발을 내딛었다. 먼 길을 돌아온 만큼 차근차근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장필준은 김윤동(KIA)과 함께 마무리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일찌감치 ‘벌떼야구’를 선언한 만큼 대회를 앞두고 뒷문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장필준은 “마무리든 셋업맨이든 보직이 어떠냐는 전혀 상관없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마운드에 섰을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최대한 많이 이기고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필준이 국제무대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린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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