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루넨 전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이 지난 2001년 12월1일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린 2002 FIFA 한일월드컵 조추첨식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신태용호는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같은 아시아 대륙의 이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나이지리아, 모로코, 파나마과도 격돌하지 않는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 32개국 중 26개국이 주인을 가리면서 내달 1일 본선 조추첨 때 한국과 함께 4그룹에 들어갈 나라들도 대부분 가려졌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는 12일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최종예선 C조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터진 2골을 잘 지켜 홈팀 코트디부아르를 2-0으로 이겼다. 3승3무(승점 12) 무패를 질주한 모로코는 지난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무려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르게 됐다. 모로코와 함께 전통의 북아프리카 강호로 군림하고 있는 튀니지 역시 이날 12년 만에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A조 최종전에서 리비아와 0-0 무승부를 기록해 4승2무(승점 14)가 되면서 콩고민주공화국(승점 13)을 근소한 차로 따돌리고 러시아행 열차에 탑승했다.
모로코와 튀니지의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되면서 총 26장의 티켓이 주인을 찾았다.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독일, 포르투갈, 벨기에, 폴란드.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 아이슬란드, 세르비아(이상 유럽),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이상 아시아),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이상 남미), 나이지리아, 이집트, 세네갈, 모로코, 튀니지(이상 아프리카), 멕시코, 코스타리카, 파나마(이상 북중미) 등이 내년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무대에 오른다. 마지막 본선 진출 6개국은 이탈리아-스웨덴, 스위스-북아일랜드, 아일랜드-덴마크, 크로아티아-그리스, 호주-온두라스, 페루-뉴질랜드 등 플레이오프 2차전 6경기를 통해 확정된다. 이탈리아가 지난 11일 스웨덴과의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하면서 1962년 이후 56년 만에 본선행이 좌절될 가능성이 높아져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4그룹 국가들이 윤곽을 거의 드러낸 것이 눈에 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10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본선에 오르는 32개국을 4그룹으로 나눠 같은 그룹 팀끼리는 조별리그에서 만나지 않도록 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까지 1그룹(톱시드)을 제외하고 같은 대륙 국가들끼리 한 그룹에 넣었던 것에서 벗어나 실력 위주의 그룹 배정으로 큰 변화를 줬다. 이미 러시아, 독일, 브라질,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벨기에, 폴란드. 프랑스 등 8개국이 톱시드를 받은 가운데 가장 수준이 떨어지는 4그룹도 6개국이 확정됐다.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 3개국을 비롯해 나이지리아와 모로코, 파나마가 합류했다. 이에 호주-온두라스 플레이오프에서는 누가 이기더라도 4그룹에 가게 된다. 페루-뉴질랜드 플레이오프에서 페루가 승리하면 한국과 오는 14일 평가전을 치르는 세르비아가 4그룹으로 내려오는 마지막 팀이 된다. 뉴질랜드가 이기면 세르비아가 3그룹으로 올라가고 뉴질랜드가 4그룹에 합류한다.
예전 조추첨 방식이 적용됐다면 한국과 다른 대륙에 속한 나이지리아, 모로코, 파나마는 조별리그에서 맞붙을 수도 있었지만 러시아 월드컵에선 그나마 해볼 만한 이 팀들과 격돌할 확률이 아예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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