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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단단한 29세 이승훈… 든든한 16세 정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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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빙속 장거리 최강 확인… 월드컵 팀추월-매스스타트 2관왕

정재원, 맏형 도우며 금1-동1… 시니어 데뷔전 ‘차세대 에이스’로

“막내 (정)재원이(사진)가 생각보다 잘해줘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한국 남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은 2관왕에 오른 공을 ‘막내’ 정재원에게 돌렸다.

이승훈은 12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의 티알프 인도어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막판 스퍼트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루 전 열린 팀 추월에서는 정재원-김민석(18·평촌고)과 팀을 이뤄 금메달을 차지했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금빛 전망’을 환하게 밝힌 것이다.

1988년생인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다. 이승훈보다 13세 어린 정재원은 최연소다. 나이를 떠나 올림픽 3연속 메달에 도전하는 이승훈에게 정재원은 완벽한 파트너다.

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 금메달 0순위로 꼽히는 이승훈이지만 고민도 적지 않았다. 이승훈은 그동안 “400m 트랙을 16바퀴 돌아야 하는 매스스타트는 체력 안배를 위해 협력이 필요한 종목이다. 선수층이 두꺼운 외국 선수들은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레이스를 운영한다. 후배들의 기량이 좋아져 함께 상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왔다. 그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준 게 정재원이다.

이날 열린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정재원이 초반 레이스를 이끄는 동안 이승훈은 경기 중반까지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3바퀴를 앞두고 선두권으로 치고 나온 이승훈은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불꽃같은 스퍼트를 선보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재원은 조이 맨티아(미국)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11일 열린 남자 팀 추월에서도 이승훈은 10세 넘게 차이 나는 동생들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승훈은 2014년 소치 올림픽 팀 추월에서도 주형준(동두천시청), 김철민(강원도청)과 함께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주니어 시절 ‘괴물’로 불렸던 정재원은 자신의 시니어 데뷔 무대부터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목에 걸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정재원은 10월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따돌리고 5000m, 1만 m, 매스스타트, 팀 추월까지 4종목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정재원은 일찌감치 대성할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이렇게 빨리 성장할지는 몰랐다. 이승훈이 현재 챔피언이라면 정재원은 미래의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1일 열린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한 김보름(24·강원도청)은 예선에서 넘어지면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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