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사내 직원 성폭행 논란이 발생한 종합가구업체 한샘이 "본 사건과 관련해 은폐하거나 축소, 왜곡하고자 하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다"며 "필요하다면 공적 기관으로부터 어떠한 조사라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4일 이영식 한샘 사장은 "공적 기관의 조사 결과 회사의 잘못으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에 걸맞는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를 대표하여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회 생활 새내기인 어린 당사자의 권익을 회사가 지켜주지 못한 부분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도의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지난달 29일 피해자 A(25·여)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지난 3일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는 회사에 입사한 이후 수차례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다. 먼저 A씨는 지난해 12월 입사 직후 동기들과의 회식자리에서 화장실을 갔다가 남성 동기 B로부터 몰래카메라 피해를 당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B씨 아버지의 호소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월 13일엔 사측 교육담당자 C씨가 자신을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또다시 경찰에 신고하고 사측에 알렸지만, 회사 인사팀장 D씨는 A씨에게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지만 C씨의 처벌은 원치 않는다, 강제 수준은 아니었고 형사 처벌과 회사 징계를 원치 않는다' 등의 가이드라인을 잡아줬다고 밝혔다. 또 지난 4월엔 D씨가 부산 한 리조트에서 성희롱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신고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한샘 측은 1월 24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교육담당자 C씨의 징계 해고를 의결했다. 그러나 C씨가 징계 내용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인사위원회는 A씨가 C씨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한 점을 고려해 2월 3일 해고 조치를 철회했다. C씨는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뒤 현재 타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팀장 D씨는 허위 진술 요구와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해고됐다. 몰카를 촬영한 직원 B씨 역시 해고됐다. A씨에겐 진술 번복을 이유로 6개월 감봉 처분을 내렸다가 인사팀장에 대한 추가 신고와 진술에 따라 징계를 취소했다. A씨는 지난 2일 2개월 휴직 뒤 복귀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회사의 모든 여성 근무자가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며 "여성 근무자를 위한 법무 및 심리상담 전문가를 배치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건 관련 당사자 중 한 사람인 남자 사원(교육담당자 B씨)의 이의 제기도 있었다"며 "사법 전문가들에게 맡겨 진실을 가리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샘 측은 피해 당사자가 원할 경우 변호사 비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윤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