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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화장실 몰카 클릭하자 귀신 뜨고, 경찰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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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경고 메시지 가짜몰카에 2만6000건 '은밀한 다운로드'

조선일보

여자화장실, 탈의실, 지하철, 모텔 등에서 여성을 몰래 찍은 듯한 동영상이 최근 불법촬영(몰카·사진) 유통 사이트에 올랐다. 여성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거나 용변을 보는 모습,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전형적인 불법 몰카처럼 보였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난다. 뒤를 돌아보는 여성은 귀신처럼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눈을 치켜뜨며 화면 밖을 노려본다.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다. 이어 "몰카에 찍힌 그녀를 자살로 모는 것은 지금 보고 있는 당신일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화면에 뜬다. "경찰이 이 사이트를 보고 있습니다"라는 글도 등장한다.

이 영상은 부산경찰청이 만들어 유통 사이트에 올린 가짜 몰카였다. 경찰은"죄의식 없이 몰카를 내려받아보는 네티즌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고 이런 가짜 동영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이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국내 파일공유 사이트 23곳에 이 가짜 몰카 동영상을 매일 170번 올리자 네티즌들은 2만6000건을 내려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기간에 해당 사이트들에서 유통된 불법 몰카는 최고 11%까지 줄었다. 조현배 부산경찰청장은 "몰카 피해자들이 고통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몰카 유통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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