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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너의 췌장~'과 함께온 日 멜로영화···3040 향수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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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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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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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영화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찰되는 흐름 중 하나는 일본영화의 약진이다.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 5편 중 2편('나라타주' '세 번째 살인')이 일본 감독 작품이고, 아시아 영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부문인 아시아영화의 창 진출작 56편 중 15편이 일본영화였다.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작품 또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마더!', 그리고 츠키카와 쇼 감독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다.

영화제의 이런 분위기는 현재 극장가에서도 감지된다. 일본영화가 관객몰이를 하며 강세를 보이는 건 아니지만, 특정 장르에서만큼은 힘을 쓰고 있다. 한국 멜로영화가 사장되다시피한 상황에서 관객들이 가을 로맨스 감성을 일본 멜로영화로 채워나가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는 일본 멜로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감독 미키 타카히로)였다. 영화는 개봉 첫 주말에만 4만4332명(누적 관객수 5만6322명)을 불러모았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개봉 일본 멜로영화 중 5만명 이상 본 작품은 단 한 편도 없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입소문을 타며 장기 흥행에 도전 중이다.

포털 사이트 평점란에는 '극장에서 이렇게 울어본 건 처음이다' '뻔한 것 같지만 아름답다' '가볍게 들어갔다가 울고 나왔다' '간신히 눈물을 참았다' 등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이어지고 있다.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스무살 두 남녀가 30일 동안 함께하는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일본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애절한 감성으로 관객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오는 25일 개봉 예정인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흥행세를 이어받을 작품으로 꼽힌다.

이 독특한 제목의 영화는 스미노 요루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책은 지난해 250만부 이상 팔려나가며 일본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이른바 '췌장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다. 소설은 지난 4월 국내에 소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제목에서 말하는 췌장은 그사람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스스로 외톨이가 돼가는 '나'와 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그녀', 전혀 접점이 없는 두 사람이 우연히 주운 공책을 계기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공유하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담았다. 영화는 청춘의 비밀과 이 비밀을 둘러싼 청춘들의 힘겨운 사랑으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평이다.

'너와 100번째 사랑'(2017) 등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청춘영화 연출을 보여준 츠키카와 쇼 감독이 만들고, 일본 차세대 스타 하마베 미나미와 키타무라 타쿠미 등이 출연한 것도 한국 관객의 관심을 끈다.

최근 일본영화는 한국 극장가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국내에 확고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이 꾸준히 5~10만 관객을 불러모았을 뿐 눈에 띄는 작품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올해 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이 367만명을 불러모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례적인 사례로 분류됐다.

올해 가을 극장가에서 일본 멜로영화의 흥행세가 특별해 보이는 건 이 흐름이 90년대 말 2000년대 초 일본영화 붐이 일었을 때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당시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 등 일본 멜로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동안 다양한 일본영화가 소개돼 관객 선택 폭이 크게 넓어진 바 있다. 물론 일본 영화가 본격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당시와 지금 상황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주목할 만한 상황이라는 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진범 문화평론가는 "한동안 대만 로맨스물이 차지했던 자리를 일본 작품들이 다시 빼앗아 오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며 "최근 젊은 세대는 '러브레터' 같은 작품들이 보여줬던 이른바 '일본 감성'을 잘 알지 못한다. 그점이 최근 일본 멜로영화를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일본 멜로를 좋아했던 30~40대 관객의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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