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주혁이 최근 한국일보닷컴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무엑터스 제공 |
배우 김주혁은 예능 '구탱이형'과는 다르다. 허술함 없이 촘촘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그려간다. 우직하고 단단한 연기관, 김주혁의 밑바탕이다.
어떤 캐릭터도 김주혁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끌고 간다. '아르곤' 속 김백진은 그런 면에서 김주혁과 일치한다.
Q. '아르곤'은 굉장히 현실과 닮은 드라마였다.
"우리가 처음에 가져가고자 하는 방향성이었어요. 좋은 말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마지막 회에 '뉴스를 믿지 말고 판단해달라'는 부분이 참 인상 깊었어요. 기자들 사이에 명언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켜주는 말인 것 같아요."
Q. 현장에서 김주혁은 어떤 리더인지.
"리더라기보다는 현장에서 선배들과 후배들 중간 역할인 것 같아요. 현장에서는 일부러라도 분위기를 띄우는 편이에요. 그 사이 역할이 부드러워야 후배들과 편하고 어린 후배들과 선배들 사이도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작품 할 때마다 항상 까부는 편이에요."
Q. 천우희와의 호흡이 좋았다. 그는 어떤 후배인가.
"말이 필요 없죠. 말이 뭐가 필요해요. 한 신만 해보면 알거든요. 일단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아요. 그런 게 케미에요. 그 사람의 눈을 보면서 감정을 느끼고 깊이 있게 연기하는 친구죠."
Q. 천우희는 이번 첫 드라마를 하면서 드라마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하더라.
"호되게 당해봐야 해요. 좋은 드라마를 만나서 편안하게 잘 넘어갔죠. 운이 좋았어요. 150회 정도 드라마나 아니면 작품이나 연출이 형편 없는 작품을 만나봐야 해요. 하하."
Q. 8부작이라는 게 작품 선택에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사실 8부작이라서 했어요. 일단 글이 좋았고요. 16부작이었으면 고민했을 거예요. 8부작을 마치고 나서도 쉽지 않더라고요. 이걸 두 배로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죠."
Q. 김백진처럼 세상의 비난을 살 것을 알면서도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반반인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일이죠. 무조건 이상향대로만 나가지는 않아요. 하지만 옳지 않은 것을 향해 일부러 가는 편은 아니에요. 방향이 맞는다면 그쪽을 향해 덜그럭거리더라도 가는 편이죠."
Q. 뉴스를 다루는 인물을 연기했다. 실제로 뉴스 속 주인공이 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저는 사실 그 정도로 관심을 받지 않는 배우라서. 하하. 또 저에 대한 뉴스를 잘 보는 편은 아니에요. 악플에 상처받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무딘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죠."
Q. 연인 이유영과와의 열애가 공개되었을 때도?
"열애 기사 역시 마찬가지예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물론 한동안 좀 웅성웅성하겠다 싶기는 했죠."
Q. 예능 출연의 득과 실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예능 출연에 단점은 없다고 봐요. 제가 잦은 출연을 했던 것도 아니고 '1박2일' 하나뿐이었고요. 그 멤버와 스태프들을 만난 것에 대한 후회는 조금도 없어요. 또 구탱이형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어 참 좋아요. 정말 좋은 별명이라고 생각해요."
Q. 좋은 멘토를 만났거나, 또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인지.
"아직 멘토를 만나지는 못한 거 같아요. 인간관계가 일단 넓지 않아서.(웃음) 또 후배들을 붙잡고 설교하거나 조언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요. 그냥 솔선수범해서 보여주자는 신조가 있어요. 잔소리하는 부모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부모를 더 지향하는 편이라서요."
Q. 크게 스캔들 한 번 난 적이 없다. 일상생활 역시도 관리하는 편인지.
"애매한 지점이죠. 관리는 배우로서 해야하지만 또 배우는 자유롭고 철들지 않아야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르라는 건 아니에요. 자신을 좀 비우고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는 거죠. 우리나라 배우들은 현장에서 그런 억눌림 부분을 연기로 푸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 역시도 '아르곤'을 통해 맘껏 풀었거든요."
명희숙 기자 aud6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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