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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김장겸 “민주당 문건대로 잘 돼 가는데 왜 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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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간부가 사장 사퇴 의사 묻자 정치적 음모로 여겨

한국일보

고용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이 5일 오전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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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MBC 사장이 출근길에서 마주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 본부 간부에게 “민주당 문건대로 잘 돼 가고 있는데, 왜 이렇게 조급하냐”고 말했다. 4주째를 맞은 MBC 파업을 여전히 민주당의 설계에 의한 정치공작으로 보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1층에서 출근길 대면 투쟁에 나선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김 사장이 나타나자 “이미 (직원)95%와 보직자의 절반 이상이 당신을 사장으로 인정 안 한다”며 “노동조합이 총파업인 상황에서 사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사장만 물러나면 우리 파업 접고 올라가서 방송 잘 만들겠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김 사장은 “내가 알기로는 민주당 문건대로 잘 돼 가고 있는데, 잘 안되나. 왜 이렇게 조급해”라고 말해 조합원의 반발을 샀다.

김 사장이 언급한 '민주당 발언'은 조선일보가 지난 8일 단독 보도한 기사 내용을 토대로 했다.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이 공영방송 KBS와 MBC를 언론 적폐 세력으로 규정하고, 시민단체 중심으로 사장과 이사진 사퇴를 종용하는 범국민적 운동을 추진하자는 내부 문건을 만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취임한 이후에도 구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에 기자와 PD들을 발령했다. 보고를 받았나”라며 “당신은 지금 피의자 신분이다”라며 질문을 이어갔지만, 김 사장은 “사장이 부당노동행위 했다고 온갖 고소와 고발을 해놓고 이렇게 불법 행위를 저지르면 어떡하느냐”, “김 위원장이 언제 조사관이 됐느냐, 들어가게 해달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민식 MBC PD가 “사장님이 저를 드라마국에서 쫓아냈다는 의견이 있다. 누군가 사장님을 음해하는 건가”라고 물었으나 김 사장은 답변을 거부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22일 오전 MBC 대주주이자 관리 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대한 검사·감독에 들어갔다. 방통위는 방문진의 사무 현황,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방문진 자체 규정과 지침, 회의록과 속기록 등의 자료를 받아 검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효성 방통위 위원장은 결과에 따라 이사 해임 등의 조치까지 취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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