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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아듀, 구해줘①]"사이다無? 서예지 구출작전 아닌, '사람' 그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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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좌 김성수 감독, 정이도 작가© News1 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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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한국 최초의 ‘사이비 스릴러’라는 타이틀을 단 OCN ‘구해줘’는 독특한 소재가 주는 흥미를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시켰다. 매회 통쾌한 결말을 줘야 하는 ‘사이다’ 중독에서 벗어난 전개였다. 16회라는 큰 그림 안에서 구선원은 새천국은 커녕 참으로 벗어나기 힘든 지옥도였다. 질리도록 구선원을 탈출하고 싶었던 시청자들은 다소 답답함을 호소했지만, 그것이 바로 ‘구해줘’의 큰 그림이었다. 아무리 탈출하려고 발버둥쳐도 쉽지 않은 ‘사이비’가 바로 그러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

‘구해줘’는 신인 작가 정이도(이하 정)와 그동안 영화를 연출했던 김성수(이하 김)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 ‘징글징글’한 스릴러를 완성한 두 사람을 뉴스1 인터뷰로 만났다.

Q.‘구해줘’의 시작은 무엇이었나.

정 “이러한 소재에 관심도 많았고, 이야기를 찾다가 ‘세상 밖으로’라는 웹툰을 봤다. 원작에서는 ‘도와줘’라는 말을 하는데, 그 장면이 계속 기억이 났다. 왜 그는 외침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그 이야기에 살을 붙여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 “사실 나는 이 소재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 (웃음) TV에서 사이비가 나와도 채널을 돌려버리던 사람이다. 그래서 대본이 나한테 왔을 때는 ‘이게 뭐야’ ‘왜 이런 드라마를 하려고 하지. 말도 안돼’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사이비 종교 집단의 피해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 이건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대본 자체는 매력적이었다. 공포 호러, 스릴러, 청춘물 등이 다 있었다. 이 작품으로 의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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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감독 © News1 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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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이비 종교집단의 피해를 받은 것에 대해 더욱 자세히 이야기해줄 수 있는지.

“내 가족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적이 있었고 그로 인해서 남은 가족들이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 트라우마가 내게 걸림돌이었는데 의외로 이 작업이 트라우마를 벗어나는 것이 되기도 했다. 극중 임주호(정해균 분)가 기도를 하고 방언을 하면서 자신을 학대하는 장면은 시청자가 볼 때는 ‘어떻게 저런 짓까지 하지’ 싶은 장면이었겠지만, 나로서는 그간의 트라우마를 털어내는 장면이었다. 임주호가 그렇게까지 할 수 밖에 없던 이유가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내가 왜 이드라마를 하고 있는지 알았다. ‘구해줘’는 내게 운명같은 작품이었다.”

Q. ‘구해줘’를 통해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인가.

김 “작가님과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상미를 어떻게 구출하는지보다 사이비 집단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들을 알게 되고 어떻게 빠져들고 왜 쉽게 나가지 못하는지를 말하고 싶었다. 그것이 ‘고구마’로 보일 수도 있지만, 부디 시청자가 (사이비를) 다른 각도에서 봐주길 바랐다. 단순히 상미 아버지, 강은실(박지영 분) 등 단순한 악인을 넘어서 저 사람이 왜 저렇게 됐는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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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OCN '구해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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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악인에게 이유와 사연이 부여된다는 것이 미화로 보일까 우려하지는 않았나.

정 “‘구해줘’에서 ‘얘는 나쁜 놈’ 선을 긋지는 않았다. 여러 시선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고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랐다.”

Q. 오랜 기획과 집필 끝에 영상으로 완성된 ‘구해줘’는 어땠나.

정 “많은 이들이 처음 입봉을 하게 되면 대체 실망하게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정말 전혀 아니었다. 내가 쓴 대본보다 더욱 좋은 드라마가 완성됐다.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서 내가 쓴 글보다 더욱 깊이 있고 생생하게 나와서 감사한 마음이다.”

김 “드라마 현장이라는 것이 작가님에게 충분한 시간을 드리면서 대본을 만들 수 있는 여유는 없더라. 그래서 분명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 그 간극을 배우들이 많이 메워주었다. 단순한 캐릭터 표현이 아니라, 더욱 많은 고민으로 탄생했다. 배우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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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OCN '구해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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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많은 시청자들이 ‘구해줘’가 ‘고구마’(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한 전개의 드라마)라고 말한다.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 통쾌한 전개를 보여줄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 “고민도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얼만큼 진정성있게 풀 수 있을 것인지에 더욱 중심을 뒀다. 지금 흐름에 맞춰서 이야기를 구성했을 때 내가 더 진정성 있게 쓸 수 있는가. 아니었다. 첫 작품인만큼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첫 시작인만큼 내가 가질 수 있는 패기랄까 도전정신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김 “작가님이 뚝심있게 이야기 방향을 밀어부쳤다. 방송국에서도 우리 이야기에 사이다를 더 넣어라, 고구마는 끝내라 이런 저런 말이 없이 온전히 작품 그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나는 드라마는 처음이라서 사이다와 고구마의 기준이 없었다. (웃음) 하지만 외부에서 그런 전개에 관여했다면 드라마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우리가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 드라마의 진정성을 봐줄 분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갔다. 시청률이나 평가면에서 우리 기대이상의 반응을 보여주신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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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ONC '구해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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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살, 폭행 등 수위 높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드라마의 ‘톤’을 어떻게 잡았나.

김 “사실 드라마의 수위를 잘 몰라서. (웃음) 일단 충격적인 포인트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봤다. 사이비가 멘탈이 약한 사람들에게 파고 들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통해) 충격파를 줘야 한다고 봤다. 간접 경험 같은 것이다. 방송이 허용하는 한은 다 표현하려고 했다. 그래서 장소 섭외가 너무 힘들었다. (웃음) 그럼에도 필요했다.”

Q. 그동안의 OCN 장르물과 다르게 고등학생들이 등장하는 스릴러였다. 청춘물을 더한다면, 다소 매치가 안 되지만, 청량한 스릴러 청춘 스릴러가 탄생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김 “사실 ‘사이비 스릴러’라는 장르 소개가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처음부터 스릴러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고, 스릴러 마케팅에 갇히지도 않기를 바랐다. 이 드라마에는 휴먼, 드라마, 스릴러, 공포, 청춘 등이 다 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의 깊이를 얼마만큼 보여줄 수 있는지가 내게 관건이었다.”

[아듀, 구해줘②] 남주인공 옥택연, 왜 영웅이 아니냐 물으신다면 으로 이어집니다.
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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