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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스토킹으로 감옥 다녀온 20대, 출소 직후 잔혹한 '원정 복수극' 벌이다 붙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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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선DB


인터넷에서 알게 된 여성을 스토킹하다 징역살이를 한 남성이 출소 직후 보복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 지방경찰청은 이날 스토킹하던 여성 A(20대 초반)씨의 아버지를 수차례 흉기로 찌른 김모(21)씨에 대해 살인미수와 살인예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김씨는 2015년 1월 온라인 게임에서 A씨를 알게 됐다. A씨에게 호감을 느낀 김씨는 직접 만남을 제안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김씨는 A씨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글을 남기며 교제를 졸랐고, 때로는 A씨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기도 했다.

A씨는 김씨의 집요한 스토킹을 견디다 못해 결국 지난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김씨는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10개월을 살고 지난 1월 출소했다.

김씨는 출소하자마자 복수 준비에 나섰다. 그는 A씨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 A씨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을 정밀 분석했고, A씨가 전북 전주에 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씨는 2월 전주로 옮겨가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하며 틈틈이 A씨의 직장과 집 주소를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A씨가 전주 시내 한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발견했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여기가 어디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네티즌들에게 위치 정보를 알아내기도 했다.

A씨는 이와 같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나 혹시나 김씨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이달 초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김씨는 집요한 탐색 끝에 A씨 사진 속 사무실 위치를 알아내 22일 오후 5시 20분쯤 흉기와 둔기, 장갑 등을 챙겨 찾아갔다.

김씨가 사무실을 찾았을 땐 A씨의 아버지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버지는 낯선 남자를 발견하고 “무슨 일로 왔느냐. 볼 일 없으면 나가라”며 김씨를 쫓아내려 했다. 이에 김씨는 그 자리에서 흉기를 수차례 휘둘렀다. A씨의 아버지는 배 등 신체 일부에 심한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무실은 A씨 아버지의 직장이었고, 잠시 들렀던 A씨가 사진을 찍어 올린 것이었다.

김씨는 현장에서 사무실 직원들에게 붙잡혔다. 그는 “여자친구가 연락을 끊고 만나주지 않아 홧김에 찾아갔는데 직원이 나를 무시해서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A씨를 살해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고 피해 여성의 신변을 보장하는 선에서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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