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공격수 이동국(38·전북)이 16일 한국 축구가 최근 '히딩크 감독의 역할론'으로 뜨거운 가운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재영입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일부 축구팬의 '공적'으로 몰릴 수도 있어서입니다.
이동국 개인적으로도 히딩크 감독과 '악연(?)'이 있는 터라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돼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2차전에 교체 출전하면서 역대 최연소(19세) 월드컵 출장 기록을 세웠던 이동국이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던 4년 후 한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는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이동국은 2013년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나를 흔들 수 없다'에서 "막상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을 때는 이 고비를 어떻게 넘겨야 할지 막막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현실이 막막해 술을 친구 삼아 방황했다"면서 "지금도 아버지는 히딩크 감독님이 TV에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 하지만 나는 히딩크 감독님을 원망해 본 적이 없다. 치기 어린 내게 현실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깨우쳐 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축구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사람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라고 돌아봤습니다.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나가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철저한 몸 관리로 불혹을 앞둔 나이까지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또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2경기를 앞두고는 태극마크를 달아 신태용호에서 뛰었습니다.
A매치 105경기에서 33골을 기록하며 K리그에서도 역대 최다인 개인 통산 196골을 기록 중인 그는 히딩크 감독의 역할론에 대해 "히딩크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에 큰 역할 하신 분이고 개인적으로도 내 축구인생에 큰 전환점과 매개체가 되어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해주신 분"이라면서도 이번 본선 무대에서는 신태용 감독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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