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전북 출신' 파탈루의 평양 원정기 "호텔 위로 미사일 날아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과거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에릭 파탈루(오른쪽)가 인도 벵갈루루 소속으로 북한 평양 원정을 다녀왔다. © News1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전북 현대 출신 미드필더 에릭 파탈루(31‧벵갈루루)가 북한 평양 원정을 다녀온 뒤 생생한 경험담을 전달했다.

파탈루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평양 원정을 갔을 때 우리 팀이 머문 호텔 위로 미사일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파탈루가 속한 인도의 벵갈루루는 지난 13일 북한 평양의 능라도 경기장에서 북한의 4‧25 체육단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컵 8강 2차전을 치렀다. AFC 컵은 AFC 챔피언스리그의 하위 대회다. 2016년 전북에서 잠깐 활약했던 파탈루는 벵갈루루 소속으로 평양 원정을 다녀왔다.

평양 원정을 가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파탈루는 "북한에는 호주 대사관은 물론 영사관도 없다. 이에 호주 정부로부터 북한으로 여행을 떠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또한 당시에는 핵전쟁의 위협이 있었다"면서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고 전했다.

순안 공항을 통해 북한에 도착한 파탈루는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 파탈루는 "텅 비어있는 공항에 착륙했다. 국제공항이라고 하는데 비행기는 한 대 밖에 보이지 않았다. 입국 직후에는 가방, 휴대전화, 태블릿 PC를 검사 받고 저장된 사진도 모두 보여줬다. 북한에 머무는 동안 사진 촬영에 조심하라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수하물을 찾을 때도 해프닝이 있었다. 파탈루가 입국 심사를 마칠 때 출입국 관리 직원들이 모두 퇴근했다. 결국 몇몇 선수들은 유니폼과 축구화, 축구공을 찾지 못한 채 호텔로 이동해야 했다.

파탈루는 "몇몇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호텔 주변에서 최소 150달러(약 17만원)를 주고 사이즈도 맞지 않고 질이 떨어지는 축구화를 사야 했다. 우리는 첫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첫 훈련을 마치고 호텔에 도착하니 잃어버렸던 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두 팀의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하지만 벵갈루루는 바로 평양을 떠나지 못하고 이틀을 더 머물러야 했다. 그리고 출국일인 15일 오전 파탈루는 북한이 일본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파탈루는 "한 남자가 오전 6시 호텔 밖에 있었다면 호텔 위로 미사일이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뒤 동료들과 함께 어서 이곳을 떠나자는 눈빛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파탈루는 여러 황당한 일을 겪었지만 북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친절했다. 우리가 빤히 쳐다보면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인사를 하면 미소로 답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몇몇 사람들의 미친 짓"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탈루가 속한 벵갈루루는 4‧25 선수단에 1, 2차전 합계 3-0으로 승리해 준결승에 진출, 타지키스탄의 FC 이스티콜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dyk0609@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