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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구해줘’ 김성수 감독 “서예지 ‘엘렐레레’신, NG없이 한번에 OK”(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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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고구마’를 드라마로 만들면 이 드라마일 것.” 케이블채널 OCN 주말 미니시리즈 ‘구해줘’(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수)에 따라 붙는 시청자 반응이다. ‘고구마’는 드라마 속 답답한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만큼 ‘구해줘’는 한적한 소도시에 파고든 사이비 종교 구선원을 통해 암울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1% 시청률에서 출발한 드라마는 3% 시청률을 넘겼다. 평가는 수치적 성과를 넘어선다. 신선한 소재를 흡입력 있게 풀어냈다는 호평이다. 서예지부터 조성하까지 주연 배우들 모두 재발견됐다.

그 중심엔 김성수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영화 ‘무명인’(2014), ‘야수’(2006) 등을 연출한 영화인이다. 제작사 히든시퀀스 이재문 대표의 제안으로 합류했다. 영화채널인 OCN이기에 가능한 장르물로서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구해줘’의 영화적 색채는 입소문의 힘이 됐다. 김 감독은 “집에 TV도 없는 사람이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웃었다.

종영을 2회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구해줘’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에 감사하다”면서 “‘구해줘’를 통해 청춘의 연대를 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구해줘’가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처음부터 ‘불편한 드라마’라 생각했다. 불편한 설정에서 나아가 좀 더 불편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다. 표면적으로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외면한 것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들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었다. 호오가 갈릴 만한 이야기이고, 좋아할 수 있는 분들과 소통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다. 고맙고 놀랍다.

―합류 과정이 궁금하다.

△처음엔 제안을 받고 고사했다. 사이비 종교라는 소재가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집안이 사이비 종교와 얽혔던 개인적인 트라우마도 있었다. 기획안을 읽어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청춘물로 시작해 공포, 스릴러 등 장르적 실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느껴졌다. 제작사에서도 시청률을 떠나 의미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 했다. 영화적 접근이 가능하겠다 싶었고, 운 좋게도 같이 호흡을 맞췄던 스태프들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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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드라마인데 어려움은 없었나.

△16시간 분량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도전이었다. 초반엔 시간에 쫓겼다. ‘영혼이 부서지는 기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 드라마의 제작 과정이나 속성을 이해했다. 적응했다 싶을 때 촬영이 끝났다.(‘구해줘’는 지난달 촬영이 끝났다) 전적으로 믿고 맡겨준 제작사와 채널이 있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에게 ‘고구마’란 소리를 들으면서, ‘그 다음주에도 ’고구마‘인데…’라고 생각했다. (웃음) 믿어주신 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화면 곳곳에서 섬세한 손길이 느껴진다.

△생방송처럼 촬영한 날도 있다. 그럼에도 스태프들이 열정적이었고, 호흡이 잘 맞았다. 덕분에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화면을 볼 때 영화처럼 느꼈으면 했다. 후반작업과 사운드에 공을 들였다. 대부분 드라마는 후반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지만, 후반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난 17일 방송한 14회 중 이른바 ‘엘렐렐레’ 신은 화제였다. 주인공 임상미(서예지 분)가 영부 백정기(조성하 분) 등을 속이고자 연기하는 장면이다. 교단에 올라 방언이 터진 척하는 상미를 멀리서 지켜보던 상미 모친(윤유선 분)과 석동철(우도환 분)은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사이비 종교의 광기 어린 분위기와 그곳을 탈출하고자 하는 이들의 간절함이 맞물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본에는 “상미가 방언을 한다”는 지문이 한 줄 적혀 있었다. 김 감독은 스스로 장면을 완성한 서예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해당 장면을 두고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서예지가 알아서 준비하겠다고 했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이다. 영부 앞에선 예비 영모인 척 해야 하고, 엄마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방언도 해야 한다. 방언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나. 촬영하다 웃느라 NG가 많이 났을 거란 시청자 반응이 있었는데, 실제 현장에선 그럴 수 없었다. 배우가 감정에 집중하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리허설도 없이 원테이크로 촬영이 마무리됐다. 실제론 좀 더 길었지만 편집했다. NG 없이 한 번에 해낸 서예지에게 깜짝 놀랐다. 방언은 따라 하기도 힘든 연기일 텐데, 얼마나 캐릭터에 빠져 있었는지 느껴졌다. 한편으론 우리 드라마는 매 장면 힘들단 생각이 들었다. 농담처럼 “우린 쉽게 가는 법이 없다”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인터뷰②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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