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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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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코하람 인질 여학생 석방 도운 교사 난센 난민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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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가족 어린이와 보코하람 자녀들까지도 함께 교육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보코하람에 납치됐던 여학생들의 탈출을 돕고 학교를 설립해 아이들을 가르친 교사가 올해 난센 난민상(Nansen Refugee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연합뉴스

유엔 난센 난민상 수상자로 선정된 자나흐 무스타파와 어린이들이 학교 앞에 서 있다. [출처:UNHCR=연합뉴스]



올해 난센 난민상 수상자가 된 자나흐 무스타파는 카메룬 국경 인근, 보코하람 반란의 진앙이었던 마이두구리에 2007년과 지난해 각각 학교를 설립하고 보코하람을 피해 난민으로 떠도는 어린이들을 무상으로 가르쳐왔다.

그가 세운 학교에는 보코하람에 부모가 살해된 아이들과 함께 부모가 보코하람 조직에 가담하면서 고아가 된 아이들도 함께 다녔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무스타파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 보코하람이 각각 21명, 82명의 치복 여학생 인질을 풀어줬을 때 정부 측의 협상을 도왔다.

보코하람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이지리아 동북부에서는 학교가 모두 파괴돼 수만 명의 나이지리아 어린이, 청소년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무스타파는 어린이들이 전쟁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무장 그룹에 가담하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을 줬다.

2002년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결성된 보코하람은 2009년 이슬람 신정 국가 건설을 내걸고 반란을 일으켰다.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차드, 니제르에서 보코하람에 살해된 희생자만 2만 명에 이르고, 200만 명이 보코하람을 피해 살던 곳을 떠나 난민이 됐다.

2014년 정부군이 진압 작전을 본격화하면서 세력이 많이 위축됐지만 치복 공립학교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하는 등 민간인을 대상으로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

노르웨이의 탐험가이자 난민 보호 활동가, 정치인이었던 프리됴프 난센을 기념해 1954년 제정된 난센 난민상은 난민, 강제이주자 등을 돕는 인도주의적 활동을 한 단체나 개인에게 주어진다.

미국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 루치아노 파바로티, 국경없는의사회 등도 이 상을 받았다.

난센 난민상을 공동 주최하는 노르웨이 난민 위원회의 얀 에겔란 사무총장은 "무스타파의 용기 있는 행동은 나이지리아 미래 세대를 교육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올해 시상식은 다음 달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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