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8 (화)

도깨비 kt 내년엔 다를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kt 김진욱 감독이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덕아웃 난간에 기대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t 김진욱 감독은 지난 1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내년에는 탈꼴찌가 아니라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창단 후 3연속시즌 최하위가 사실상 확정된 kt 입장에서는 당연한 목표로 보인다.

실제 9월의 kt는 개막 진후 신바람을 낼 때의 모습을 회복했다. 17일에도 선두 KIA를 상대로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지만 투타에서 선배 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3년 동안 고생도 했고 경험도 쌓았다. 이제는 우리가 잘해야 한다. 지난 3년처럼 한다면 KBO리그 활성화에 도움이 안된다. 리그 흥행이나 재미를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탈꼴찌가 아닌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미야자키 휴가에서 치를 마무리캠프부터는 체력보다 기술훈련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통 마무리 캠프는 젊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12월과 1월 비활동기간을 앞두고 체계적인 체력훈련을 습관화해야 개인훈련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김 감독은 체력이 아닌 기술훈련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개인훈련 기간에 시즌을 치르는데 필요한 기술훈련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 뒤가 맞지 않는 방향설정이다.

김 감독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뛰어들 구상도 전했다. 그는 “외국인 선수와 FA를 어떤 선수로 구성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좋은 선수 한 명이 들어오면 전력이 확 달라진다. 도약을 위해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나 FA 영입은 감독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관건은 kt 구단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팀을 끌어가느냐다.

스포츠서울

kt 김진욱 감독이 3일 수원 SKt전에서 13-5로 대승을 거둔 뒤 5회 대타 투런 홈런으로 거센 추격을 뿌리치게 만든 이진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kt는 창단 4년 동안 NC 나성범, 박민우 같은 자체 프랜차이즈 스타 한 명 키우지 못했다. 기대만큼 좋은 기량을 가진 아마추어 선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구단이 어떤 색깔을 낼 것인지 정립이 돼 있지 않은 상태로 시간을 허비했다. 창단 때부터 기동력, 마운드, 장타력 등 확실한 색깔 하나를 설정해 4~5년 간 해당 파트 육성에 집중했다면 지금쯤 다른 팀이 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의 kt는 기동력이나 마운드, 장타력에서 모두 애매한 상황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대부분 평균 이하에 머물고 있다.

kt 본사나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프런트와 이른바 ‘창단 공신’으로 불리는 기존 프런트의 불협화음, 구단 경영진의 전문성 결여 등은 해묵은 과제다. 전임 감독시절부터 사령탑이 그리는 장기 비전에 구단이 색깔을 입히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kt만의 정체성 확립이 선행되지 않으면 꼴찌 그 이상을 목표로 삼은 김 감독의 바람도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