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주심으로 처음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에 나선 서옥련 심판. |
평범한 가정주부로 취미 삼아 배드민턴을 치던 서옥련 씨(48)는 7년 전 우연히 집 근처에서 개최되는 코리아오픈 자원봉사자 모집 광고를 접했다. 2010년 초의 일이었다. 당시 대회 때 선심을 본 것을 인연으로 그는 본격적인 배드민턴 심판의 길을 걷게 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강습회를 통해 3급과 2급 심판 자격증을 차례로 취득한 서옥련 씨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에 처음으로 주심을 맡았다. 서 씨는 “지난해까지 코리아오픈에서 7년 연속 선심을 보다 이번에 주심으로 배정돼 부담감과 큰 책임감을 느꼈다. 선심은 자신이 맡은 한정된 라인만 판정하는 반면 주심은 전체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우구 대한배드민턴협회 사무차장은 “심판은 대회 성공 개최의 중요한 요소다. 선수가 아닌 동호인 출신이 국제대회 주심을 맡은 건 이례적인 일이다. 꾸준한 노력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2007년 처음 배드민턴에 입문한 그는 서울 송파구 동호인 모임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난 A조에 속할 만큼 ‘동네 셔틀콕’의 강자로 불린다. 3급 심판 자격증 취득 후 2급 자격을 얻기 위해 1년에 100게임 이상 주심을 보며 국내 각종 대회를 돌아다녔다. 서 씨는 “국가대표 성지현 선수의 고교 시절 경기에서 심판을 봤는데 그때부터 강한 인상을 받았다. 초,중,고 어린 선수들이 어느새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걸 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달이면 1주일 이상 지방 대회 심판을 보느라 집을 비운다. 남편도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어 잘 이해해 줘 고맙다”며 웃었다.
대회 기간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일본 등지에서 온 외국 심판들과 교류할 시간을 가졌다는 서 씨는 “나이가 좀 어렸다면 국제심판에도 도전했을 텐데 아쉽다. 심판 정년인 55세 이후에도 코리아오픈을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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